갯고둥 집단 폐사하고 악취에 기름띠까지...광양 초남공단 앞 개펄 오염
갯고둥 집단 폐사하고 악취에 기름띠까지...광양 초남공단 앞 개펄 오염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08.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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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공단 옆 지류 200m 개펄 썩어"
본류 중앙 건강한 수생태계와 대조적
광양시, 토양 등 시료 채취...분석 의뢰
▲23일 오후 악취민원이 발생한 초남공단 앞 개펄을 찾은 환경당국 관계자들이 토양과 물의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물이 흐르는 본류 중앙쪽의 녹색 염생식물과는 대조적으로 물길을 따라 기름띠가 보이고 표면의 색깔이 황토색으로 변해있다.

 

광양시 초남공단 앞 개펄에서 갯고둥이 집단 폐사하고 악취가 발생해 관계 당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24일 광양시에 따르면 최근 광양읍 초남공단 앞 개펄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고 민원인이 광양시에 신고했다.

이곳은 초남공단을 위로 지나가는 세풍대교 아래로, 광양읍의 동천과 서천이 만나 흐르는 기수지역이다. 염생식물과 갯고둥, 망둥어, 게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공단과 바다를 구분하는 제방도로 아래의 석축 끝부분 곳곳에서는 공단 방향에서 바다로 정체 불명의 물줄기기 흘러나오는 지점도 확인됐다.

특히 이곳은 주변 개펄이 건강한 흑갈색을 띠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물줄기를 따라 진한 황토색을 보였다.

동천과 서천이 만나 흐르는 하천 본류인 중앙쪽 갯벌에는 갯고동의 양육 상태가 양호했으나 공단제방 옆으로 흐르는 약 200m, 폭 10m 지류 쪽으로는 갯고둥이 검붉거나 노란색의 오염물질을 뒤집어 쓴 채 집단 폐사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또 군데군데 기름띠가 형성되어 있었고 해산물이 부패하는 것 같은 악취가 확인됐다.

현장을 둘러본 백양국 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중앙쪽 본류와는 달리 공단쪽 지류의 개펄이 썩은 상태로 판단된다"며 "갯고둥의 생육 상태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 폐사의 원인이 공단 쪽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원인으로 생각되는 만큼 관계당국의 철저한 공단 관리와 오염 원인의 추적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원을 접수한 광양시는 지난 23일 현장을 찾아 인근 공단을 둘러봤으며 다음날인 24일에는 오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개펄의 토양과 물 등의 시료를 채취했다.

시 관계자는 “악취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현장의 토양과 물을 채취해 관계 기관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초남공단에는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가 다수 입주해 있다.

석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물줄기 흔적.(독자 제공)
석축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물줄기 흔적.(독자 제공)
석축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유입수 흔적
석축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유입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