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창의융합형 예술 인재 양성의 길
[기고] 창의융합형 예술 인재 양성의 길
  • 광양뉴스
  • 승인 2022.09.02 17:02
  • 호수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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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규 한국창의예술고 운영위원장

전남도교육청에서 2020년 3월 ‘창의예술인 육성’을 목표로 설립한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 입학식을 안내하며 ‘창의융합형 예술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했다.

특수목적고의 첫 교장은 현직 교원이 아닌 외부인으로 공모해서 전문성을 높였고, 광양시에서 해마다 10억 원을 지원하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는 현행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이다. 교육부 교육과정의 중점 사항은 ‘학생의 융합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교과 내, 교과 간 내용 연계성을 고려하여 지도’하도록 초등학교 저학년의 통합교과서, 고등학교 사회 및 과학 교과의 공통 과목으로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융합 교과서를 개발했다. 한편, ‘과학기술기반 융합인재교육(STEAM)’ 영역에서는 과학기술과 예술(인문학)을 함께 지도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통합교과서를 사용하는 정도일 뿐이고 고등학교에서는 여전히 입시 위주다. 교과서를 넘나들며 융합교육을 할 교사도 드물다. 이런 실정에서 전국 31번째로 개교한 창의예고는 창의융합형 교육과정을 새롭게 열어감으로써 존재감을 보이려 한다. 음악과 미술이라는 두 예술의 융합이나, 예술 과목에 인문학 또는 과학기술을 병행하는 방식 등이다.

신홍주 교장은 창의융합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역량을 충분히 갖췄다. 개교 이전에 결정된 창의음악과와 창의미술과 2개 학과는 2~3학년에 운영하고, 지난해는 학과를 개편해 1학년은 창의음악과, 창의미술과, 창의예술과 3개 학과로 모집했다. 그 결과, 정원을 채우지 못했던 예년과는 달리 1.6대 1의 경쟁률을 거쳐 60명을 선발했다. 내년 신입생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150여 명의 학부형도 창의융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학교운영위원회는 지난 5월 말, 음악과 미술을 융합한 신설 실기 과목을 심의했다. 신설을 반대하는 음악 교사들이 학운위에 참석해 전공 실기연습 시간이 중요하다며 이 과목으로는 학생에게 희망이 없다 했고, 교장은 학과 개편에 따른 창의융합 교과목으로 학생들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 것이라 했다. 이에 학운위는 교과목 신설을 의결했다.

창의융합 교과에 대한 오해와 성과

학급이 줄어든 음악과의 반발은 일리가 있으나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줄어드는 건 전반적인 추세인데, 왜 음악 교사가 실용음악까지 품고 지도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러한 노력과 새로운 교과를 지도할 준비는 하지 않고, 일부 교원과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해서 불필요한 감사와 언론 보도까지 나와 민망스럽다.

클래식 음악과 실용음악은 공존하면서 서로 상승효과를 얻는다. 실용음악에서 ‘K 팝’이 세계를 휩쓴 데 이어, ‘K 클래식 세대’가 나와서 세계적 콩쿠르도 휩쓸 듯이. 외국의 한 음악 감독은 ‘K 클래식 세대’의 등장은 국가적인 예술영재 육성체계와 부모의 헌신적 지원에 따른 것이라 평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융합교육을 할 수준에 이른 것도 성취의 밑거름이다.

2022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한 임윤찬이 실증한다. 그가 ‘위대한 선생님’이라고 칭한 손민수 교수는 한국예술영재교육원에서 피아노 기술뿐만 아니라,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법정 스님의 글, 단테의 <신곡>을 읽혔다. 축구 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도 축구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가졌다. 손웅정 씨는 아들에게 7년간 슛팅을 금지하고 기본기만 죽어라 연습시켰고, 영어와 인성교육 분야도 꾸준히 교육했다.

개교 3년째의 창의예고 학생들이 예술계로 나가는 문을 두드린다. 경향실용음악 콩쿠르 악기부 금상, 성정음악콩쿠르 성악부 은상, 전국중고등학생 톰보 연필소묘 공모전 특선 등을 알린다.

학생들에게 맞춤형 전공 렛슨을 시키는 학교로서 아침 6시부터 연습실 문을 열어주거나 밤늦도록 생활을 보살피는 교원들의 정성 어린 결실이다.

옥곡중학교와 광양하이텍고에 육상부를 창단하여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를 지도해낸 체육교사가 있었듯이 창의예고에서 예술 인재를 양성하려는 교육자들이 보인다. 지금의 진통 시기를 겪어내고 예술 인재의 요람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