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눈 - 더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시민의 눈 - 더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 광양뉴스
  • 승인 2022.09.02 16:58
  • 호수 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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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 광양YMCA 사무총장
김정운 / 광양YMCA 사무총장

2022년 8월 21일 광주의 한 대학교 건물 주변 농장에서 대학생 A씨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후 24일 또 한 명의 학생 B씨가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A학생은 올해초 자신이 생활하던 보육시설에서 나와 대학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자립을 준비하고 있었다. A씨는 보육원 관계자와 통화하면서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전 동선과 대화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B씨는 ‘친구인 A씨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와 B씨 모두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다 퇴소해 이같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두 젊은이의 죽음 앞에서 지지체계가 부족한 청소년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원과 관심은 문제가 없었는지? 그리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사회는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의 연령을 18세로 규정하고 있기에, 18세가 되면 독립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2022년 7월부터는 본인이 원 할 경우 24세까지 보호받을 수 있어 늦었지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고등학교 졸업했으면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살아야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그렇게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힘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가장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지지체계가 빈약한 청소년이 정착지원금 얼마로 진학도, 취업도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설이라는 보호틀 속에서 정해진 시간과 통제된 생활이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사회라는 큰 틀은 너무나 버거운 무게일 것이다. 특히 모든 일에 대해 자신이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의 무게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이상일 것이다.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더이상 반복되지 않고 더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우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하고 지원해야 할지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시설 아동·청소년들에게 단순한 보호를 넘어 자립의 시기를 정하고, 자립을 준비할 수 있는 마음의 힘과 홀로서기에 필요한 경제적 여건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특별히 직업을 선택하게 될 때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순 노동이 아니라 청소년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이나 자격 취득을 통해 사회의 첫발을 잘 디딜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시설이라는 공간적 독립의 준비뿐 아니라 심리적 독립을 잘 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

셋째, 자립정착금과 지원금이 현실적이어야 한다. 특히 주거 문제는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순간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넷째, 보호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때까지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문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