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 배우면서 인생 목표가 바뀌었다”
“서각 배우면서 인생 목표가 바뀌었다”
  • 광양뉴스
  • 승인 2022.09.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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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즐기며 살아가는 임종근 씨
정년 후 만난 서각…행복한 노후 선물

 

정년이 정해져 있지 않은 사업가나 자영업자, 프리랜서 등이 아닌 직장인들에게는 정년 이후 인생 2막을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 지 많은 계획과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재취업을 하겠다는 사람, 시골로 들어가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 새로운 분야의 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 등등 정년 후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다.

특히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는 시간이 없어 미뤄뒀던 여러 가지 취미를 즐기거나 배우는 사람들도 많다.

임종근 씨도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정년이라는 나이에 접어들었고, 무엇인가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즐거운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임종근 씨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34년을 근무하고 지난 2010년 정년퇴직 했다. 주된 업무는 국내외에서 들여온 철강원료 취급 업무였다.

 

임종근 씨는 “막상 정년을 맞고 보니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우연히 광양평생교육관에서 서각을 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며 “서각을 배우면서 인생의 목표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후 광영동에 ‘광양전통예각회’라는 이름의 공방을 마련하고, 공방 회장으로서 1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회원 절반 이상은 제철소에서 정년퇴직한 역전의 산업 역군들이다.

임종근 회장은 “이곳에서 작품 제작에 열중하다 보면 잡념이 있을 수 없고, 선배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 주고받을 수 있어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고향은 대전이지만 광양에서 노후를 보낼 생각으로 옥룡에 거처를 정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을 비롯한 공방 회원들은 코로나 이전에는 재능기부로 문패 달아주기 등의 봉사활동을 하곤 했는데, 코로나 이후 외부와 거의 단절돼 답답할 때가 많았다.

그러는 사이에 새로운 작품을 구상해 ‘금 두꺼비’와 ‘목등’이 탄생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서각이 칼을 쓰고 섬세해야 한다는 선입견으로 인해 두렵고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잡념도 없어지고 재미있고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서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작품을 완성했을 때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앞으로 코로나가 끝나면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주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면서 보람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