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칼럼]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 광양뉴스
  • 승인 2022.09.08 16:09
  • 호수 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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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전 광양여중 교장 / 교육칼럼니스트

어느 날 모 중학교에서 학부모 교실 초청 강의를 하게 되었다.

참가하신 분께 이번 연수에 참여하게 된 동기를 물었더니 “학교의 교육활동에 신뢰를 가지고 있기에 오늘도 무엇인가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의견과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를 알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매우 소박한 답변이었다.

교육은 소통이다.

학교와 학부모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학교교육 현실에 대한 이해가 안 되면 오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일본의 학교는 일하는 부모님들을 배려하여 학교 공개일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실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가 낮은 것이 매우 아쉬운 형편이다.

소통이 안 되면 문제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 억울한 사람이 생긴다. 그 예로 점심시간 후 선생님이 수업에 들어오셨다. 그런데 교실이 너무나 지저분해서 선생님이 “주번 나와” 하자 한 학생이 뛰어 나왔다. “엎드려!” 그리고는 긴 장대로 학생은 엄청나게 맞았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한 아이가 더 나와서, “제가 주번인데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그럼 이 애는 누구냐?” 그러자 엎드려 있던 아이가 조그만 목소리로 “전 구번인데요...”

이런 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학생이 말을 흐리게 하니 주번을 9번으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소통이 안 되어 오해가 생기고 확인하지 않아 일어난 일이 수없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이 세상의 변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은행이 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했지만 실제로 망하고 있다. 앞으로 은행 점포도 많이 사라지고 지폐도 사라지는 과정에 있다. 직업분야도 교환원이 사라진 것처럼 앞으로 10년 정도면 보험설계사도, 택시기사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면 농부는 오늘 비가 예상되면 우산을 가지고 들에 나간다. 이처럼 하루도 예상을 하면서 살아간다. 다가오는 세상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고 있는가 추세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이길 수 있다. 세상을 알고 내 아이를 알면 우리는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필자도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국제화, 글로벌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지식을 가르쳤다. 제자들에게 잘 가르치는 본을 보이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고 거기에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다. 남에게는 중요하다고 가르치면서 자신이 실천하지 않으면 그것은 진짜 교육이 아니다. 그래서 영어를 열심히 하고 더 욕심이 생겨 일본어를 공부한 것이 나의 삶의 폭을 확장시켜 주었다.

세상이 장수시대로 가고 있다.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은 100세를 넘어 120세까지 사는 시대가 올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기나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함께 사는 자녀들에게 자립하는 교육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리고 건강한 습관 기르기가 가장 중요하다. 습관이 인생을 만들기 때문이다.

자식 교육을 잘 못해 성장한 자녀가 세상에 날개를 달고 나가지 않으면 내가 품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부모는 학교교육까지는 내가 책임을 질 것이니 나머지는 네가 잘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정신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지금 학교현장은 학생인권교육에 중심을 두다보니 선생님들의 교권이 자리를 잃고 있다. 때로는 학생들에게 폭력을 경험하여 아쉽게 교단을 떠나기도 한다. 학생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싶어도 에너지가 소진되면 애정을 철회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선생님이다. 자기 자녀를 신처럼 모시는 자녀 중심적 상황인식은 교육을 황폐화 시키는 뿌리가 된다. 교육이 살아야 이 나라가 비전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부모가 잘 소통하는 길이 이 어려운 교육현장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선생님! 오늘도 무사히’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