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변방 광양과 섬진강권 문화
[칼럼] 변방 광양과 섬진강권 문화
  • 광양뉴스
  • 승인 2022.11.04 12:26
  • 호수 98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북구 /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전남공예창작지원센터(이하 전남공예창작센터)에서는 지난 8월 5일부터 10월 4일까지 광양실버주택노인복지관에서 주1회씩 공예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행복한 공예’ 공모 사업 선정되어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광양시 외에 전남 14개 지역의 노인시설에서 진행되었다. 

‘행복한 공예’ 사업은 지역 공예인의 활동 영역확대와 역량 향상, 공예의 확산과 생활화 측면에서 실시된 사업이었기에 전남공예창작센터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가능한 해당 지역의 공예인들을 강사로 활동하게 했다. 

광양 역시도 광양의 공예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남공예창작센터 등록 작가와 강사 희망자를 파악했으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결국 광양과 원거리에 있는 나주에서 강사를 파견했다. 

전남공예창작센터에서는 지난해에 ‘전남의 공방 둘러보기’라는 공방 안내 책을 발행했는데, 광양지역 공방이 수록된 것은 4개 공방이었다. 수차례 홍보를 하고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응답은 없었고, 4개의 공방 또한 전남공예창작센터에서 직접 방문 조사한 결과에 의해 수록되게 되었다. 

올해도 전남의 공방과 상품을 소개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전남 지역의 공방 정보와 상품을 파악하고 있으나 광양지역의 공방 정보는 한정적이다. 광양 외에도 전남공예창작센터와 원거리에 있는 곳들의 정보는 풍족하지가 못하다. 정보화의 시대라고 하나 여전히 물리적인 거리는 문화의 파급과 정보의 소통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치 및 물리적 거리 측면에서 광양은 역사 이래 변방(邊方)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방은 역사적으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경제와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소외되고 불이익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 

광양 역시도 앞서 전남공예창작센터의 사례에서와 같이 호남의 구심점을 해 온 광주와 전라남도청과 원거리에 있다는 점이 지역발전에 한계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현대 사회의 정보화와 글로벌 플랫폼의 발전은 지정학적인 위치에 따른 변방을 극복하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나 감소하는 인구수와 밀도는 경제와 문화 발전에 또 다른 장애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정학적 위치와 인구 밀도 등의 불리한 환경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면 미래가 없다. 후손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기도 하므로 우리 세대에서 변방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변방의 서러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끊어 낼 수 있는 자원을 찾고, 활용하는 일이 시급하다.

변방을 극복 할 수 있는 유용한 자원은 많은데 그중의 하나가 섬진강권 문화라는 콘텐츠이다. 섬진강은 우리나라에 하나 밖에 없고, 섬진강에 인접해 있는 전남과 경남의 지자체중 광양시가 경제력, 인구수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맏형의 위치에 있다. 

섬진강만 놓고 보면 광양은 이렇게 변방이 아닌 중심 도시이나 현재까지는 알맹이가 없다. 섬진강을 중심으로 관광산업, 음식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는 제대로 개발되어 있지 않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직과 구심점도 구축되어 있지 않다.

아쉽고 아쉬운 일이나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라도 시작하고, 노력하면 변방이 아닌 중심 문화를 형성하고, 그것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