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김보라 의원의 행사의전 간소화에 힘을 보탠다
[발행인 칼럼] 김보라 의원의 행사의전 간소화에 힘을 보탠다
  • 김양환 기자
  • 승인 2022.11.14 08:30
  • 호수 9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전의 개념은 정부의전편람에서 ‘예를 갖춰 베푸는 각종 행사 등에서 행해지는 예법으로 사람 간 관계를 평화스럽게 하는 기준과 절차’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행사에 참석한 주민들은 편하고 행복한 행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연 주최자가 행사에 참석한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기 위한 행사로 준비할까. 아니면 주요 내빈을 위한 의전에 더 관심이 많을까. 그동안의 형태를 보면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김보라 시의원은 지난달 313회 광양시의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행사의전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행사의전 간소화에 대한 여론이 커지고 있다.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취재 현장에서 주객이 전도된 행사를 경험했을 것이고, 시의원이 된 이후 행사를 참여하면서 느낀 바가 더욱 컸을 것이라 생각된다. 

때맞추어 정치권도 행사의전 간소화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주민이 주인이다’는 지방자치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행사의전 간소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전남도부터 의전행사 간소화 지침을 만들어 22개 시군에 권고하라고 성명서를 냈다.

행사의전 간소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고쳐지지 않는 병폐 중의 하나다. 이런 현실 때문에 각 지자체들이나 의회에서 행사의전 간소화를 위한 규칙을 제정하거나 권장을 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은 거리가 멀다. 

규칙이 만들어진다 해도 시행에는 어려움이 많다. 행정기관 행사인 경우는 윗선의 지시 없이 담당부서가 의전을 간소화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사회자가 소개를 않고 뺀다면 참석한 내빈으로부터 볼멘소리를 들어야 하고, 시장의 눈치를 봐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시장이 행사의전 간소화에 나서지 않으면 시행은 어렵다는 결론이다. 물론 정치인들 스스로 선택적으로 행사를 참석한다든지 행사에 가서도 지정좌석보다는 일반좌석에 앉는 등 의전을 간소화하는 솔선수범을 보인다면 의전행사 간소화가 빨리 정착될 수도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취임식부터 파격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취임식 행사에서 권 시장은 뒷줄에서 시민들과 자리를 함께 앉았다. 의전도 간소화해 기존 단체장 중심에서 참여자 중심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내빈소개나 인사말도 원칙적으로 없앴다고 한다. 이밖에도 해운대구, 울산 북구. 진천군, 창영군, 나주시 등이 행사의전 간소화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행사의전 간소화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해도 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없으면 쉽게 바꿀 수 없다. 일반 행사를 주최하면서 정치인들을 초청하고 만일 참석하지 않으면 욕하는 풍토로는 행사의전 간소화는 이룰 수 없다. 행사가 많은 정치인 등 외빈이 참석해야 행사가 돋보인다는 생각은 바꿀 필요가 있다. 

최근 지자체들이 정한 규칙에는 내외빈은 행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람만 초청하고, 개별소개는 원칙적으로 없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자막이나 영상메세지 등을 통해 간단히 소개한다. 축사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할 수 있지만 두 명 이내로 하고 시간은 한 사람 당 3분 정도로 한정하고 있다. 행사 시간은 실외 10분-15분, 실내 30분 이내다. 체육행사나 이취임식 등 일반 행사는 시장 참석을 지양한다.

특히 내외빈에 대한 지정좌석제는 참여자들에게 불쾌감과 위화감을 조성하기 때문에 누구나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율좌석제로 바꾸어 격식 없는 행사분위기를 만든다 등이다.  

행사의전은 단순히 높은 사람을 모시는 격식보다는 주민을 먼저 위하는 참석자 중심의 의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