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감 농가, ‘벌 배설물’ 피해 호소
진상 감 농가, ‘벌 배설물’ 피해 호소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2.11.21 08:30
  • 호수 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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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상품 가치 하락, 이동해줘”
양봉업자 “황당하지만 옮겨줄 것”
벌이 원인인지 정확한 규명 필요
감 껍질의 검은 반점들. 감 재배 농가는 반점이 벌 배설물로 인해 입은 피해라고 주장한다.

 

진상면 감 농가가 벌 배설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진상면에서 감을 재배 중인 A씨는 인근 양봉농가에서 날아온 벌 배설물로 인해 감에 흠집이 발생해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벌 배설물이 약 산성을 띠고 있어 감에 묻으면 껍질이 손상돼 상품가치가 떨어져 판매가 어렵다는 것이다.
A씨는 “알아본 결과 벌은 벌통에서 먼 곳에 배설하는 습성을 갖고 있어, 양봉농가와 거리가 있지만 그곳 벌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벌이 감을 비롯해 각종 과실류의 수분에 반드시 필요한 귀하고 소중한 존재지만 벌통이 너무 많아 일부만이라도 옮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감 농가와 양봉 농가는 약 400m 가량 떨어져 있으며, 벌통은 약 500통 정도 된다.

이 같은 민원을 받은 해당 양봉업자는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봉업자 B씨는 “전국에 수많은 과수농가가 있지만 이런 피해는 거의 없지 않느냐”며 “처음 받아보는 민원이라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민원이 발생했다고 하니 벌통을 옮기기 위해 적당한 자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지역의 한 양봉 전문가는 “벌이 봄에는 벌통 근처에서 배설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벌통에서 멀어져 배설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감농가가 벌 배설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봄철 차량에 벌 배설물로 인한 피해 민원은 몇 차례 접수된 적 있다”며 “양봉농가를 제재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어 벌통을 이전해달라는 권고조치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양지역에서도 벌 배설물로 인한 차량 부식 피해 민원 등이 간간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벌 배설물 피해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관련 규정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