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9000만원짜리 광양시 신성장동력 발굴 용역
'알맹이 없는' 9000만원짜리 광양시 신성장동력 발굴 용역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2.11.21 08:30
  • 호수 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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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보고회서 ‘무성의’ 질타
도·시 기존 공약·정책 ‘나열’
보고자료 도표·수치 등 오류
용역 기한연장 가능성 ‘솔솔’
용역사가 ‘영호남 교류협력 상생 발전축’ 전략으로 제시한 ‘광양항~율촌산단 연결도로 조기준공’ 설명 자료. 
용역사가 ‘영호남 교류협력 상생 발전축’ 전략으로 제시한 ‘광양항~율촌산단 연결도로 조기준공’ 설명 자료. 

 

광양시가 지난 16일 개최한 ‘미래 신성장 동력 개발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알맹이가 없는 용역’이란 강도 높은 질타가 이어졌다.

보고회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용역 보고 내용이 전남도와 광양시의 공약과 정책을 나열한 수준에 불과했다”고 성토했고, 일부는 “도대체 용역비가 얼마냐. 어렵고 답답하고, 손해 본 것 같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현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용역은 광주전남발전연구원이 맡고 있다. 광양시와 지난 5월 908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달 17일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진 바 있다.

이번 중간보고회는 착수보고회 후 6개월만에 열렸으며, 최종 용역보고회는 12월로 예정돼 있다. 사실상 이번 중간용역보고회가 최종 용역결과 납품을 위한 막바지 단계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중간보고회에서는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신동훈 책임연구원이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고 참석한 위원들이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회의를 주재한 주순선 광양부시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신성장동력 발굴 연구용역의) 과업 범위는 넓지만 결과물을 광양시가 곧바로 써먹을 만한 내용이어야 한다”며 구체적인 결과물을 강조했지만 기대로 끝나고 말았다.

보고에 들어간 신동훈 책임연구원은 용역 개요와 함께 광양시 여건 변화 및 관련계획 검토, 주민 의견조사 내용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 등 6개 전략 방향과 세부 45개 핵심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참석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첫 발언에 나선 정회기 광양시의원은 이번 보고에 강한 불만을 표현하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보고자료의 수치와 자료 등이 부정확하고 오락가락한다”며 “45가지 프로젝트를 발굴했다고 하는데 대부분 광양시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보고시간 내내 답답하고 불편했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런 용역은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는 만큼 용역업체도 잘 선정하고, 용역 결과가 미진한 용역사에 대해서는 페널티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시의원도 “주민의견조사도 일반 시민들의 일부에 국한된 것 같아 아쉽다”며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분야의 인사들에게 의견을 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 참석한 공무원들도 “광양시의 업무보고에 사진만 몇 장 첨부해 놓은 특색없는 프로젝트의 나열”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6개분야 45개 프로젝트가 제안됐지만 선뜻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의견,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된 측면을 고려한 지역 문화관광예술 활성화 방안 부족, 주민의견조사에서 기성세대보다는 미래 세대의 의견조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공무원은 “고흥의 우주산업을 광양과 연계하거나 영호남 교류협력 상생발전축 전략의 하나로 광양항~율촌산단 연결도로 준공 등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며 “그나마 새롭게 제시된 프로젝트도 실현가능성이 부족한 만큼 실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와 토론회 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중간보고회 결과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다수로부터 용역 부실을 질타하는 의견이 나온 만큼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용역 기한 연장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이를 통해 광양시에 적합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시 정책에 반영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