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마로산성, ‘멍’ 때리러 떠나볼까
광양마로산성, ‘멍’ 때리러 떠나볼까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2.11.18 19:16
  • 호수 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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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기·산책, 힐링장소 부상
성곽 산책로 걸으며 시간여행

최근 현대인의 휴식 방법으로 ‘멍 때리기’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광양마로산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멍 때리기란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다’는 뜻의 신조어로 불을 바라보는 불멍, 물을 바라보는 물멍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뇌가 쉴 틈없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신종 휴식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현대인들에게 광양마로산성의 가을은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고요한 산성을 무심히 채우며 은빛 억새를 흔드는 바람이 있어 복잡한 생각을 접어두고 자연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더불어 해 질 무렵엔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석양을 바라보며 ‘노을멍’이 지나가면 달을 보며 ‘달멍’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사색을 즐기고 연인과 반짝이는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해발 208.9m에 위치한 광양마로산성(사적 제492호)은 백제시대에 축
조돼 통일신라시대까지 활용된 고대 성곽으로 광양읍에서 동쪽으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정상부를 중심으로 성벽을 둘러쌓은 테뫼식 산성으로, 가장자리는 높고 가운데는 낮은 말안장 지형을 그대로 살렸다.

망루, 건물지, 우물터 등과 馬老(마로), 軍易官(군역관) 등의 명문이 새겨진 기와 무더기가 있어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마저 받을 수 있다.

정구영 관광과장은 “멍 때리기는 바쁜 일상에서는 떠올리지 못하는 영감을 주고 문제 해결력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잠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끊임없이 뇌를 혹사하는 현대인에게 광양마로산성은 무한한 힐링공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탁 트인 마로산성에 올라 가을 햇살과 바람이 어루만지는 무상무념의 상태에서 지친 뇌를 쉬어 주고 고요한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