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바른지역언론연대 세미나 ‘풀뿌리 미디어가 희망이다’
2022 바른지역언론연대 세미나 ‘풀뿌리 미디어가 희망이다’
  • 김호 기자
  • 승인 2022.12.02 18:14
  • 호수 98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풀뿌리 미디어, 서귀포에서 연수
40개 회원사 220명 참가…활로 모색

지역 언론을 책임지는 전국 50여개 풀뿌리 미디어 임직원들이 제주 서귀포에 모여 언론의 생존방안을 모색했다. 

(사)바른지역언론연대(대표 최종길)가 주최하고 서귀포신문(대표 김창홍)이 주관했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표완수)이 후원한 이번 연수는 ‘2022 바른지역언론연대 세미나 풀뿌리 미디어가 희망이다’라는 주제로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서귀포시 제주호텔 더 엠에서 열렸다. 

전국 지역별 총 51개 언론사 가운데 40개사 220명이 참가한 이번 연수에서는 부문별 우수 직원을 선정해 수상하고, 특강으로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방안을 공유했다. 

26일에는 풀뿌리언론상 수상자의 사례 발표와 김택환 경기대 교수의 특강, 개회식 및 시상식, 분임토의 등이 열렸다.

 

바지연, 풀뿌리 언론상 시상

 

이번 연수에서는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한 취재부문과 편집부문, 사업기획부문 우수 직원에게 풀뿌리언론상을 수여했다. 

취재부문 최우수상은 태안신문 김동이 기자가 차지했고, 우수상은 거제신문 최대윤 기자에게 돌아갔으며, 장려상은 홍주신문 황희재 기자가 수상했다. 시상 후에는 수상자별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태안신문 김동이 기자는 태안 원유 유출사고 보상금인 ‘삼성지역발전기금’을 운영하는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의 운영 문제를 집중 보도했고, 거제신문 최대윤 기자는 ‘사투리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 기획 기사로 명맥을 잃어가는 거제지역 사투리 활용 방안을 다뤘다. 

홍주신문 황희재 기자는 ‘데이터로 바라본 홍성’ 기획 기사로 홍성의 노인 문제와 청년 문제를 데이터에 기반해 이해하기 쉽게 분석했다.

사업 부문에서는 고양신문의 ‘스무고개 북클럽 다독다독 책잔치’가 최우수상을 차지했으며, 남해시대의 ‘남해군 참전유공자들의 흔적남기기(기록사업)’가 우수상을, 금천in의 ‘우리동네 정치살롱’이 장려상을 각각 받았다.

고양신문의 ‘스무고개 북클럽 다독다독 책 잔치’ 사업은 유치원·초등학생이 목표한 책 권수를 다 읽었을 때 선물을 전달하는 등 책 읽기를 권장하는 이벤트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3300여명이 참여해 2500여명이 목표를 달성했다. 

남해시대의 ‘남해군 참전유공자들의 흔적남기기(기록사업)’ 사업은 남해군 6.25 참전 유공자들과 월남전 참전 유공자를 인터뷰해 그들의 사연을 기록했다. 

금천in은 ‘우리동네 정치살롱’을 통해 금천구 지역 40여개 단체, 50여명의 활동가와 함께 지난 지방선거에서 14개 분야, 87개 의제, 243개의 시민공약을 제안했다.

편집부문에서는 남해시대 박은옥 기자가 우수상을, 거제신문 김은아 기자가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남해시대 박은옥 기자는 ‘신문의 잡지화’라는 주제로 젊은 독자층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사진과 글자의 색을 살리는 ‘화보기사’를 추진해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거제신문 김은아 기자는 지역 사진작가와 함께 거제의 숨은 비경과 포토존을 찾는 기획보도를 2년째 이어가고 있다. 오마이뉴스 우수제휴사로는 주간함양이 선정됐다.

 

지역언론, 어떻게 생존할까?

 

첫 번째 특강에 나선 김택환 교수는 ‘뉴미디어 시대 지역언론 미래비전’을 주제로 지역신문 빅데이터·인공지능 활용과 신경영 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김 교수는 “대한민국은 현재 지방소멸 및 청년 유출, 초저출산과 고령화의 상황에서 서울 강남공화국으로 가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온전한 자치 및 분권시대로 전국균형발전을 통해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야 하는데 지역신문이 지역을 선도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지역신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편집 철학과 방향을 확실히 하고, 지역의 트렌드를 파악해 보도해야 한다”며 “더불어 민생 지역 이슈 등을 다룰 수 있는 지역 칼럼니스트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바지연 프로젝트로 △지역신문 공동 인공지능 활용 시스템 개발 및 구축 △지역신문 콘텐츠 유료화 방안 연구 △바지연 공동 e-커머스 방안 연구 등을 진행할 것을 제언했다.

특강이 끝난 후 참석자들은 취재부·편집부·뉴미디어부·관리부 등 직무와 연령, 연차 등을 기준으로 17개 조로 나뉘어 1시간30분 동안 분임토의를 이어갔다. 토의에서는 각자 처한 현실의 애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논의 테이블에는 △20대 청년 기자들이 지속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새로운 아젠다의 발굴과 콘텐츠에 대한 지속성 확보 △기성세대와 현세대의 뉴스에 대한 관점의 차이 극복 △지역 신문에서 인력 충원 △뉴미디어 분야에 있어 콘텐츠와 수익구조 개선 등을 위한 방안 등이 올랐다. 

이어진 뒤풀이와 장기자랑 시간에는 연수에 참가한 언론사별로 무대에 올라 직원을 소개하고, 숨은 끼를 발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언론불신, 어떻게 해소할까?

 

27일에는 장호순 교수의 특강과 분임 토의 논의 결과발표, 폐회식 등이 이어졌다.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는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언론불신의 시대 풀뿌리 지역신문의 미래’를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장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언론의 사회적 지위, 영향력의 축소 등 심각한 위기 현상을 되짚고 그 원인으로 언론에 대한 불신을 지목했다. 

장 교수는 “언론과 독자 사이 궁극적인 신뢰 관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어떤 언론도 살아남을 수 없다”며 “언론 환경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 지역언론”이라고 피력했다.

장 교수는 또 2021 언론수용자 조사를 인용한 뒤, 윤리강령을 통해 직업적 윤리 의식을 점검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역신문은 독자들과 가까이 있다는 이점을 갖고 있기에, 선결 조건이자 필요조건인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것이 독자들이 언론을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강에 이어 전날 진행된 분임토의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각 조의 대표는 조별로 논의된 문제와 안건을 공유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