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흐름 문화분권·문화자치…민간주도 정책 변화
정부흐름 문화분권·문화자치…민간주도 정책 변화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3.01.02 08:30
  • 호수 9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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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재단 필요한 이유]
문화진흥의 법적 기반 마련
문화자치 실현 전문성 증대
정책·시설 관리역량 고도화
광양시의회 314회 정례회

 

광양시의회가 최근 열린 제314회 정례회에서 가칭 광양문화예술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비 2000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역 문화예술정책을 전담하는 문화재단 설립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역의 문화발전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광양신문은 문화예술재단의 설립 필요성과 장점을 살펴봤다.

광양시는 현재 정인화 시장 공약으로 문화예술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명칭은 가칭 (재)광양문화예술재단이며 설립형태는 비영리재단법인이다. 기본 재산은 시출연금을 활용하되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재단을 운영하는 순천시의 경우 지난해 18억원 이상을 출연했다.

사무실은 시가 설립한 문화시설을 사용하고 운영재원은 시 출연금과 공모사업을 통한 외부 재원, 위탁 사업비, 고향사랑기부금, 후원금 및 기부금 등을 생각하고 있다.

재단이 하는 일은 시에서 설립한 예술창고와 사라실예술촌 등 문화예술시설의 운영 및 관리를 맡으며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개발과 사업을 진행한다.

또 문화예술 창작 보급과 문화예술활동의 지원, 문화도시사업 추진, 문화예술단체 활동지원 및 교류, 문화유산 보존 육성 등 다양하다.

이러한 기능으로 미루어 볼 때 재단 설립의 필요성은 크게 5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지역 문화진흥을 위한 법적 기반마련과 문화자치 실현 필요성의 증대다. 최근 문화예술을 대하는 정부의 흐름은 문화분권과 문화자치로 요약된다. 이러한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기관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국의 지자체들은 지역 문화예술정책 전담기관으로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두 번째는 종합적인 문화예술정책과 시설 관리의 추진주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역에서는 새로운 문화예술행사와 더불어 문화 인프라 시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예술 관련 담당 공무원은 잦은 이동으로 인해 전문성을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광양지역의 경우 실제 사례로 문화도시사업을 들 수 있다.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되며 법정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광양시도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전문적인 조직과 예산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여전히 토대는 부족한 상태다.

세 번째는 정부 등의 문화예술지원(공모사업)이 관 대신 민간 성격의 공공법인(문화재단 등)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문화예술인을 발굴 지원 육성하고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하는재단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외에도 문화재단은 시민 문화복지 증진과 문화역량 강화를 위해 절실하며 지역 문화와 문화예술 진흥사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조직이다.

2019년 문화재단을 출범시킨 순천시의 한 관계자는 재단 설립에 따른 다양한 장점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요구하는 문화예술인 등록사업 과정에서 재단이 전문예술인 등록업무를 지도하고 대행도 해주면서 문화예술인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며 “이를 통해 순천은 타 지역에서 비해 문화예술인에 대한 각종 지원금이 많고, 국비 공모사업을 가져오는데에도 크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화예술인과 문화기획전문가를 매칭시켜주는 사업을 진행해 개인이나 단체가 국가의 공모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그 결과 개인과 단체들이 공모사업을 따 오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재단에서 문화예술진흥기금을 모금해 지역 문화창달과 기부 및 후원의 선순환 구조 정착시킬 수 있다”며 “나아가 재단의 전문가가 지속 근무함으로서 각종 지원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문화예술의 주체를 민간으로 보고, 공모사업도 민간이 주도하는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자체 중심의 문화예술공모사업은 참여가 어렵다는 점에서 재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