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시의회, 구봉산 체험형 조형물 사업 ‘입장차’
광양시-시의회, 구봉산 체험형 조형물 사업 ‘입장차’
  • 지정운 기자
  • 승인 2023.01.09 08:30
  • 호수 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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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부 협소한 부지 문제 부각
시 “지장물 철거해 부지 확보”
의회 “철거 대신 위치 바꿔야”
시민들, 의회 입장에 우려 시선
구봉산 전망대
구봉산 전망대

 

구봉산 명소화 사업 추진과정에서 광양시와 시의회가 체험형 조형물 위치 선정을 놓고 입장차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광양시에 따르면 포스코는 구봉산 정상부에 세계적인 작가의 체험형 조형물 조성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광양시, 광양시의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왔다.

하지만 조형물을 설치할 경우 부지가 협소한 까닭에 구봉산 전망대에 설치돼 있는 메탈봉수대와 송신탑 등의 이설이나 철거의 필요성이 실무협의 과정에서 부각됐다. 봉수대와 송신탑을 존치할 경우 사용 가능한 면적이 약 850㎡(260평)이지만 이설하거나 철거할 경우 약 4000㎡(1200평)의 면적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광양시는 지난 2일 시의회에 이 문제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부지 협소, 시너지 효과 및 접근성, 확장성 부족 등을 들어 위치 재선정 필요성을 제기했고, 대신할 장소로 배알도 부근과 컨부두 배후단지, 가야산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의원은 메탈봉수대 등 건립에 거액의 사업비가 들어간 만큼 철거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조형물 조성사업 부지가 협소해 봉수대 등을 철거해야 한다는 광양시의 설명을 들었다”며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들어간 시설의 철거보다는 조형물의 위치를 다른 곳에 마련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서영배 시의장은 “조형물이 들어설 경우 다른 것은 더 이상 들어올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미래의 확장성 등을 고려해 더 나은 방안을 찾자는 의미로, 구봉산 조형물 조성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시의회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이곳 외에 적절한 장소가 없다거나 다수 시민들이 원할 경우 기존 계획대로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의회의 입장에 대해 광양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구봉산에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협약까지 체결한 상태에서 장소 재선정 등을 언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광양시 관계자는 “앞으로 시의회의 의견을 포스코의 실무진과 공유해 추진방향을 정리하고 시의회와 다시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시민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해 후속 업무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의회의 석연찮은 입장에 우려하며 현명한 결정을 바라고 있다.

중마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48)는 “이미 설치장소가 외부에 다 알려진 상태에서 지장물 철거 등을 이유로 장소를 재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며 “포스코가 포항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광양시에 시설을 만들어 주는 것인 만큼 내부에서 잡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의회 의원들은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넘어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며 “지역상생과 관광인프라 조성 및 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현명한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