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칼럼] 출이반이(出爾反爾): 너에게서 나간 것은, 너에게로 돌아온다
[고전칼럼] 출이반이(出爾反爾): 너에게서 나간 것은, 너에게로 돌아온다
  • 광양뉴스
  • 승인 2023.03.12 11:19
  • 호수 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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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일 연관단지 대한시멘트 1공장<br>
이경일 연관단지 대한시멘트 1공장

자기가 뿌린 씨는 자기에게로 돌아온다는 말로 이 세상 모든 것은 자기가 남긴 선과 악의 결과라는 이야기다. 

단순하고 당연한 말 같지만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하며 분수를 벗어나지 않아야 함을 심어주는 심오(深奧)한 말이다. 

이 말의 어원은 공자(孔子)의 수제자 증자(曾子)가 “경계하고 경계하라 네게서 나간 것은 네게로 돌아온다.”라고 말했는데 그 후에 맹자(孟子)가 정치적 자문을 맡으면서 제(齊)나라 선왕(宣王)을 인도하고자 자기의 경험을 설파하면서 인용하였다. 

추(鄒)나라와 노(魯)나라와 전쟁이 벌어졌는데 결과는 노나라의 승리로 끝났다. 싸움에 패한 추나라 임금 목공이 맹자에게 물었다. “이번 전쟁에서 우리 편 지휘관 33명이 전사했는데 백성들은 누구하나 나서서 합력하여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었습니다. 

이 괘씸한 사람들을 모두 죽이자니 너무 사람이 많고 그냥 두자니 지휘관들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냥 넘길 수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기를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부족해 굶어죽은 시체가 즐비하고 젊은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처자식을 버리고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임금의 창고에는 곡식과 보물이 가득했습니다. 

이런 갈급한 상황에도 지휘관들은 창고 문을 열어 백성을 구하자고 간청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윗사람이 교만하고 게을러서 아랫사람을 잔인하게 다룬 것 아닙니까?” 맹자는 잠시 목공의 안색을 살핀 후 “증자 선생님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조심하고 조심하라 네게서 나간 것은 네게로 돌아온다.(出乎爾者 反乎爾者也)”고 하셨습니다.   

백성들이 지난날 지휘관들한테 당한 것을 앙갚음 한 것이므로 백성들은 나무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세상 이치는 자기가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구전(口傳)으로 내려오는 내가 베푼 대로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가난한 집 청년이 10년 기약(期約)을 하고 돈을 벌고자 집을 떠났다.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열심히 돈을 모아 집으로 편지를 했다. 

아버지께 칠월 초하룻날 한양 동일머리 나루터로 나오십시오. 이 편지를 받고 아들을 만나러 나루터로 나간 아버지는 오랜만에 아들을 만나 반갑기도 했지만, 아들은 좀 더 벌어서 갈 테니 아버지 먼저 가시라고 하면서 논 다섯 마지기 값인데 이 돈으로 논을 사서 농사를 지으시라고 돈만 건네고 다시 한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그 돈을 가지고 집으로 가던 도중에 몇 년 동안 고생하여 아들이 번 돈을 생각하며 기쁘기도 했지만 고생한 아들을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했다. 

만져보고 내서 보기도 하고 애지중지하며 갔다. 한참을 가다 보니 자기 몸에 돈 꾸러미가 없는 것을 알았다. 정신없이 오던 길을 다시 갔다.

 잠시 쉬면서 그만 돈 보따리를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이곳저곳을 찾고 있노라니 어디서 한 노인이 나타나 당신은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다. 자초지종을 말하자 자기를 따라오라며 안내했다. 

노인은 반드시 주인이 찾으러 올 것이라 믿고 다른 곳으로 옮겨 놓았던 것이다. 돈 주인임을 확인하고 그 돈을 돌려주자 백배 사례를 하고나니 대머리 영감은 잘 가라고 하면서 그곳을 떠났다. 

다시 그 돈을 쥐고 더욱 신경을 쓰면서 어느 강가에 도착했는데 며칠 전 폭우로 강물이 불어 배가 아니면 건널 수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어떤 사람이 물에 빠져 사람 살리라고 외쳤다. 이 노인은 헤엄을 칠 줄 몰라 허둥대는데 누구 하나 사람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 노인은 우선 사람을 살리고 보자는 생각에서 내게 논 다섯 마지기 값이 있는데 저 사람을 구해주면 이 돈을 주겠다고 했다. 건장한 청년 한 사람이 나서며 어르신 정말이요 내가 구하겠다고 하면서 뛰어들어 물에 빠진 이를 구했다. 

노인은 약속대로 아깝지만 돈은 줄 수밖에 없었다. 

가까스로 죽음 직전에서 살아난 청년은 노인에게 넙죽 절을 하며 우리 집으로 가자고 노인을 안내했다. 자기에게는 큰 돈 이기도 하지만 아들이 몇 년 동안 고생해서 번 것을 생각하니 아깝기도 했다. 그래서 따라가 보니 청년의 집은 무척 부자집이었다. 

잠시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안으로 먼저 들어간 청년이 물에 빠졌다가 살아난 이야기를 하고 아버지를 모시고 나오는데 그 아버지는 조금 전에 돈을 돌려준 대머리 영감이었다. 

그 영감은 손을 덥석 잡으면서 “그 돈이 어떤 돈인지 내가 아는데 그 돈을 주고 내 아들을 구했단 말이요.” “사람이 죽어 가는데 돈이 문제입니까?” 이렇게 재회한 두 사람은 부자 집 살림을 반으로 나눠 그때부터 형제처럼 서로 도우며 살았다는 훈훈한 이야기다. 

두 사람 모두 서로 베풀었기 때문에 베풂을 받아 ‘출이반이’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