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TOP스토리] 학습태도와 성적, 그리고 삶의 자세
[에듀TOP스토리] 학습태도와 성적, 그리고 삶의 자세
  • 광양뉴스
  • 승인 2023.04.08 17:43
  • 호수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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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백 / 광양시학원연합회장 / 에듀TOP수학학원대표
김경백 / 광양시학원연합회장 / 에듀TOP수학학원대표

나는 아이들을 지도할 때 언제나 100점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원장이 100점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어떤 목표로 지도를 하고 있을까? 

순천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고시공부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되더라는 고시 4수생이 세상의 현실에 타협이라도 하듯이 돈을 벌기 위해 학원에 강사 지원을 해왔다. 그 당시 부원장이던 내가 면접을 봤는데, 강사 경험이 전무했던지라 바로 입사시키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명문대학 졸업에 고시공부를 꾸준히 하던 사람이라 시범강의를 준비해서 다시 오라고 보낸 후, 원장님께는 내가 이 사람을 교육시켜서 관리자로 만들어 보겠다고 설득했다. 

약속한 시간에 도착한 신입 강사는 누가 보더라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준비를 요구한 파트는 초등 5학년의 수리 계산영역이었다. 

예상대로 기본 강의 교육을 받지 않았던 그는 등을 보이며 판서를 하거나 청자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질문을 통한 이해 정도를 파악하는 등의 피드백이 없이 혼자 수업을 끝내버렸다. 수업을 들었던 다른 팀들의 관리자들은 모두 낙제점을 주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당시에는 강사 수급이 수월하던 때여서 경험이 풍부하고 실력이 좋은 전문강사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적극 추천하여 학원 취업에 성공했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업준비를 철저히 할 뿐더러 다른 업무에도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해마다 승진을 하더니 3년쯤 뒤엔 초등부 관리자로 진급하면서 강사 5명과 학생 약 150여명의 보습 전과목팀의 수장이 되었다. 물론 수학지도 능력도 타고나서 이 선생님의 반으로 바꿔 달라는 학부모도 많이 늘어났다. 이 사람이 이렇게 될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나는 어떻게 알아봤을까.

내가 즐겨하는 분재 취미는 식물을 기르는 기본에 해당하는 햇빛, 물, 흙, 바람에 의해 모든 것이 완성된다. 분재인들이 하는 말로 ‘물주기 3년’이라는 말이 있다. 물관리 요령을 배우려면 3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물을 주는 것은 식물을 키우는데 가장 기본적인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 물주기 때문에 분재를 쉽게 키울 수가 없는 것이다.

위에 열거한 모두는 결과보다도 과정이 중요한 것들이다. 벼락치기 공부로 100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의 시험 운이 계속 따르진 않을 것이다. 공부는 꾸준히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겸손이다. 본인이 모르니 공부를 통해 배우겠다는 태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신입교사 선생도 이와 같았다.

 하루 20시간을 공부했던 기질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강의 경험이 전무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겸손한 태도로 내가 가르치는 대로 열심히 배웠던 것이다. 식물을 가꾸는 분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분재인의 감각이 뛰어나더라도 분재가 성장하는 기본적인 환경이 잘 갖추어지지 않으면 절대 값어치 있는 명품으로 성장해 나가지 않는다. 

나는 초심, 겸손, 섬김을 가슴에 새기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부도 인생도 그에 합당한 올바른 태도에 달려있다. 4월은 5월 초의 중간고사를 치르기 위해 더욱 열심히 정진하는 시기이다. 학생들에게 1학기 중간고사는 새 학년이 되어 치르는 첫 시험일뿐만 아니라, 중간고사를 준비하는 그 과정을 통해 점수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어떤 태도를 취했으며, 이런 태도들이 모여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실감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이다. 그 태도 여하에 따라 한 학기를, 한 학년을, 더 나아가 청소년 전 시기에 걸쳐 키울 수 있는 성취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100점을 목표로 지도하지 않는다,

더러 쉽게 점수가 잘 나오는 학생들은 대충 공부를 해도 한 두 개밖에 안 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학생들은 심화수학이나 창의수학, 융・복합유형, 서술형 문제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그래서 더욱 성장할 수 있음에도 스스로가 만든 안일한 태도로 인해 적당한 수준의 상위권에만 머무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게 된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는 공부뿐 아니라 인생의 삶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리고 그 어디에서도 그 삶이 빛날 수 있는 근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