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예방에 진심인 소방관 ‘옥룡의 딸’ 서예린 소방사
화재 예방에 진심인 소방관 ‘옥룡의 딸’ 서예린 소방사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4.14 17:25
  • 호수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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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용소방대 부모님 보고 자라나
소방관 꿈 이루고 광양에서 근무
전국노래자랑 출연 ‘장려상’ 수상
빠른 출동 의미 선곡 ‘십분 내로’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한 광양소방서 직원들. 좌측부터 순서대로 김지수 화재안전조사담당 소방사, 서예린 홍보담당 소방사, 이경수 안전대책담당 소방장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한 광양소방서 직원들. 좌측부터 순서대로 김지수 화재안전조사담당 소방사, 서예린 홍보담당 소방사, 이경수 안전대책담당 소방장

‘화재 예방’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누구도 자신의 사소한 행동이 큰불로 이어질 거라는 자각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에 이와 같은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가운데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자신의 몸을 불사르고 있는 소방관이 있어 주목을 끈다. 

바로 광양소방서 예방안전과 예방홍보팀 소속 서예린 소방사다. 

서 소방사는 한 번의 화재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만사 오케이다. 시 유튜브채널 ‘오롯이 광양’팀과 협업해 소방관의 하루 v-log (일상을 담는 영상)를 찍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동료들과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광양시 유튜브 ‘오롯이 광양’에 업로드 된 VLOG 영상 (광양시 유튜브 갈무리)
△광양시 유튜브 ‘오롯이 광양’에 업로드 된 VLOG 영상 (광양시 유튜브 갈무리)

전국노래자랑에서는 빠르게 출동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십분 내로’라는 곡을 선곡하는 재치를 보이기도 하고, “엄니 아부지, 산불나요오~! 지발 그만 좀 태우쇼!”라는 재밌는 현수막을 내걸어 화재예방을 홍보했다. 

서 소방사는 광양서 태어난 ‘옥룡의 딸’이다. 꿈꾸던 직장에 들어와 진짜 가족들을 지키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사명감이 배로 커져 더 열심히 하게 된단다.  

옥룡면 출생인 서 소방사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자랐다. 자칫 큰 산불로 번질 수 있는 화재를 초진에 성공해 백운산을 지켜온 아버지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소방관의 꿈을 키웠다. 그렇게 소방관을 꿈꾸던 소녀는 당연하게도 소방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당당하게 소방관이 되어 광양으로 돌아왔다. 

서 소방사는 어린 시절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끼가 많았다. 그 덕에 서내 행사나 외부와의 협업도 전혀 꺼리지 않는다. 오히려 한 번이라도 더 노출되서 한 번이라도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면 다행이란다. 외향적인 성격을 살려 댄스 동영상이나 유쾌한 콘텐츠를 제작해 보고 싶지만 소방서 특성상 너무 가벼운 느낌의 콘텐츠 제작은 어려운 측면이 있어 시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 광양소방서 직원들이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 광양소방서 직원들이 전국노래자랑 녹화 현장을 찾아 응원하고 있다.

늘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근무 중인 서 소방사도 고민거리가 있다. 예방홍보에 3년차 근무중이지만 사실 ‘홍보’라는게 눈에 바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제공하는 정보나 화재 예방법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와 닿는지 정확하게 알기 힘들어 ‘도움이 되고 있을까’란 본질적인 의문이 들어 답답할 때가 많다. 그러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전국적으로 산불로 인해 고생하고 있는데도 아직 광양은 대형 산불이나 참사 등이 발생하지 않는 점에 홍보 효과도 있는 것 같아 위안을 얻는다.

서 소방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화재·구급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이 아니라도 행정이나 조사 등 뒤에서 고생하는 소방관들도 많다”며 “외부에 많이 노출되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웃으며 동료들을 알아 달란다. 화재 예방에만 진심인줄 알았더니 동료애도 넘쳐나는 ‘찐 소방관’이었다. 

마지막으로 어떤 소방관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불을 잘 끄는 소방관’이란 당연한 답변이 돌아왔다. 근무하면서 ‘여성 소방관도 있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단다.

그는 “이미 체력적으로 준비된 분들만 임용되기 때문에 남녀를 가리지 않고 똑같은 소방관”이라며 “시민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는 소방관이 되기 위해 꾸준히 운동도 하며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런 당찬 소방관들이 있어 우리 광양시민은 오늘도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