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무선이어폰·시계 구매 道공무원 적발
혈세로 무선이어폰·시계 구매 道공무원 적발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3.05.26 18:43
  • 호수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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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감사결과, 50명 징계
김 지사, 사과문 “책임 통감”
전남도, 재발방지 대책 마련
△전라남도청 전경
△전라남도청 전경

전라남도 공무원들이 혈세를 이용해 개인용품을 구입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라남도가 지난 3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의회를 포함한 도 74개 전 부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사무관리비 집행내역을 감사한 결과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50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감사관을 단장으로 2개 반 8명으로 감사반을 구성, 사무관리비 지출서류, 거래처 매출장부 23만 건을 집중 감사했다. 

감사 결과 50명이 사무관리비 예산으로 상품권,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지갑, 의류 등을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견적서를 첨부해 예산을 집행한 후 실제로는 이 같은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횡령 금액이 200만원 이상인 6명은 전라남도경찰청에 고발 등 수사의뢰 했다. 횡령 금액 200만원 미만 처분 대상자 중 14명은 징계 요구(중징계 10명·경징계 4명), 30명은 훈계 조치했다. 

전남도는 향후 사무관리비에 대한 부적정 집행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납품 일시가 자동으로 표기되는 타임스탬프 카메라 어플을 활용해 구입 물품 인화 사진을 집행서류에 첨부토록 할 계획이다. 해당 어플을 사용할 경우 사진이 찍힌 시간이 기록되기 때문에 서류에 사용된 사진을 재활용해온 기존 방식을 방지할 수 있다. 

 일상경비 취약 분야 정기 감사를 신설해 사후 통제도 강화한다. 그동안 회계과에서 연 1회 담당해오던 일상경비 지출내역 검사를 감사관실 주관으로 옮겨 매년 12월 목적외 예산 사용에 대한 중점 감사를 실시한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물품 구매가 필요한 경우 각 부서에서 직접 구매토록 개선한다. 그동안 도청 매점 G마켓 아이디를 통해 많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구매했으나, 앞으로는 회계과에서 발급한 공인인증서로 각 부서에서 직접 구매해 수수료를 절감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물품검사(수)확인자 지정 △청렴교육 강화 △공금 횡령 및 유용 고발 기준 강화 △사무관리비 집행내역 공개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김영록 도지사는 지난 25일 대도민 사과문을 내고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 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회계질서 전반을 바로잡겠다”며 “감사결과를 토대로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고 잘못된 관행을 쇄신하는 기회로 삼아 청렴하고 떳떳한 전라남도 공직자로 새롭게 태어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