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관광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미다스의 손’
광양 관광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미다스의 손’
  • 김호 기자
  • 승인 2023.06.03 14:57
  • 호수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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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청 관광과 이회경 주무관
광양 관광 홍보에 진심인 ‘광양 바보’
“숨은 매력, 끊임없이 찾아 알릴 것”

우연한 기회에 광양으로 이사와 광양의 문화와 관광, 역사, 인물들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광양시 블로그기자로 횔동하다가 이제는 행정의 최일선에서 광양을 홍보하는 전담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광양시청 관광과 관광마케팅팀 이회경 주무관(53)을 소개한다.

경기도 평택이 고향인 이회경 주무관은 서울에서 결혼 후 남편의 직장 발령으로 하동으로 내려와 잠시 살다가 자녀 교육을 위해 광양으로 이사와 22년째 살고 있다.

처음 이사 와서는 직업과 육아로 광양을 둘러볼 시간을 갖지 못하다가 자녀들이 다 자라고 시간적인 여유도 생기면서 비로소 백운산과 섬진강 등 광양의 때 묻지 않은 자연과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빛과 볕의 도시 광양의 생명력에 매료됐다.

이 주무관은 “당시 광양은 제가 태어나고 살았던 수도권 사람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며 “부모님과 형제들을 비롯해 여러 지인들에게 광양을 자랑하기에 바쁜 내 자신에게 놀랐고, 광양에서 만난 친구들 조차 광양이 그렇게 좋냐고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내던 중 2016년에 우연히 ‘광양시 블로그기자’ 모집 현수막을 본 이 주무관은 ‘나와 내 자녀들이 살아가고 있는 땅과 문화를 홍보하는 일이라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청했고 광양시 블로그기자로 활동하게 됐다.

이 주무관은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데다 여행지에서 만난 순간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글을 더하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터라 블로그기자가 적성에 꼭 맞았다”며 “백운산과 섬진강 말고도 매천황현, 이균영, 어영담 등의 인물들과 광양장도, 광양궁시, 광양죽필 등 대를 이어 흐르는 정신문화와 가치에 더욱 전율했었다”고 말했다.

 

광양관광과 숙명적 인연

홍보담당 주무관으로 이끌다

 

이 같은 광양 사랑은 2016년 첫해에 우수 블로그기자로 선정되며 ‘광양시장상’을 받게 했고, 4년이 지난 2019년에는 블로그기자로 활동하던 이 주무관을 눈여겨봤던 이화엽 당시 관광과장이 광양관광 홍보전담 직원 모집에 응해보라고 권유하기에 이른다.

이 주무관은 “전혀 몰랐던 과장님께서 권유하셨고, 고마운 마음에 서류를 넣고, 면접 등 절차를 거쳐 최종 합격해 관광과에서 일하기 시작한 게 어느덧 5년이 지났다”며 “여전히 즐거운 마음으로 맡은 바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기꺼이 지금의 일을 선택한 것은 광양의 가치가 묻혀 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것을 꺼내 알리는 일을 내가 꼭 하고 싶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동기부여를 준다”며 “광양 곳곳에 흩어져 있는 관광자원들의 가치를 발견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계절별, 테마별 등으로 다채롭게 엮어 소개하는 일을 즐겨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주무관의 주요 업무는 관광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계획, 경과, 신규 관광자원 등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해 언론매체에 제공하는 일이다.

 

'물 만난 고기’라는 말은 이회경 주무관을 두고 한 말인 듯하다.

 

2019년 관광과 보도자료 목표 건수는 40건이었지만 그해 100여건을 생산했고, 올해는 목표 건수가 75건인데 올해가 채 절반도 가기 전에 벌써 105건을 생산한 것이다.

이렇게 광양의 관광 홍보가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되자 우선 시민들의 자부심이 커지고 각종 언론이나 방송사, 잠재관광객들의 관심과 문의, 인터뷰 요청이 증가하는 등 광양관광 가치가 크게 부상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KBS 1박2일’에서 광양 마로산성을 현대인들의 멍때리기 좋은 곳으로 소개됐는데, 방송 아이템 역시 이 주무관이 마로산성을 멍때리기 명소로 여러 번 홍보한 것이 바탕이 된 것으로 홍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지 새삼 느끼고 있다.  

더나가 최근 배포한 중흥산성, 불암산성 등 4대 산성 관련 보도자료 또한 과거 치열한 격전지였던 산성을 새로운 사색의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한편 산성을 4곳이나 보유한 광양의 지정학적 위치상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주무관은 “새로운 물결로 다가오고 있는 챗GPT시대에 지금까지 제가 축적해 온 광양관광의 데이터들이 가공할 만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바람도 전했다.

 

광양 관광, 아직 발견 안 된 보물

이 주무관은 광양 관광의 아쉬운 점과 개선 노력해야 할 부분도 짚으며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이 주무관은 “광양 관광은 천혜의 자연과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급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주도하기보다 따라가기 급급한 면이 있다”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은 몇 배의 에너지가 소요될 뿐 아니라 결국 한발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들인 노력만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렌드를 주도하는 일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자원 중 여행지 선택의 높은 기준이 되고 재방문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요소들, 즉 먹거리들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주무관은 “제 닉네임 ‘볕 모음’은 會(모을 회) 景(볕경, 경치경)이 ‘볕을 모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경치를 모은다’고 풀이할 수도 있는 데서 따 왔다”며 “볕을 모으기에 광양 만한 곳이 없고, 경치 등 볼거리를 모으는 일은 관광과의 주된 기능인 만큼 광양이나 광양관광과 숙명적인 인연을 갖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이 주무관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광양의 산재한 자원들을 세대별로 테마별로 취향대로 끊임없이 꿰고 엮어 새롭게 내놓을 작정”이라며 “더불어 광양의 숨은 매력을 끊임없이 찾고 의미를 부여해 알리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