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비서실에 나타난 ‘번호표 발행기’…무슨 일이?
시장 비서실에 나타난 ‘번호표 발행기’…무슨 일이?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4.06.17 08:30
  • 호수 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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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중 문제 발생하자 도입
남는 시간 활용해 업무 처리
‘시간 늘려야’ 목소리도 나와
△광양시장 비서실에 설치된 번호표 발행기.
△광양시장 비서실에 설치된 번호표 발행기.

시장 비서실 한켠에 공공기관 민원실이나 은행 등에서나 볼 법한 번호표 발행기가 놓여 있어 설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당 번호표 발행기는 다름 아닌 정인화 시장 결재 순서표다. 즉 시장 결재를 받으려면 미리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번호표 발행기는 광양시청 모 간부공무원 제안으로 지난해 하반기에 설치됐다.

지난해 광양시청에는 시장 공식 결재 시간인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4시만 되면 공무원들이 비서실로 몰려드는 진풍경이 벌어져왔다. 시장 결재 순서가 선착순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 공무원들이 모여들자 부작용이 생겨났다. 업무상 급작스럽게 결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겨도 상급자가 대기 중이면 우선 결재 받기가 힘들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또 대기 중 잠시 자리를 비울 경우 순서을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하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는 전언이다.

이에 모 간부공무원의 제안을 비서실이 전향적으로 검토해 번호표 발행기를 설치했다. 이후 결재를 원하는 공무원들은 업무 시작 전 비서실을 찾아 번호표 순서대로 시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처음엔 다들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번호표를 도입하고 나서는 비서실에 확인하면 결재 시간을 예상할 수 있어 남는 시간 동안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더불어 같은 공간에서 장시간 대기하면서 벌어졌던 일부 문제들도 사라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번호표를 발행해야 한다는 행위 자체에 대한 반감을 가진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결재 시간을 늘리거나 전자 결재 활용도를 높여 앞서 언급된 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시 관계자는 “결재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결재가 늦어져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거나 연기되고 있진 않다”며 “각 기관이나 부서 등에서 시장님을 행사에 모시고 싶어 행사 일정을 조정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어 참석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하기가 쉽진 않다”고 해명했다.

“전자 결재의 경우 보완이나 지시사항 등을 처리하기 위해 몇 차례 보고가 이뤄지는 것에 비해 대면보고는 설명드리고 바로 피드백을 받는 것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대면보고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며 “더 효율적인 결재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