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개선은 필요, 그러나 우리 동네만큼은…”
“축제 개선은 필요, 그러나 우리 동네만큼은…”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1.27 08:55
  • 호수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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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개선 용역 최종 보고회, 의원들 출신 지역 축제 통폐합 소극적
 
우리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축제의 통폐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축제 통폐합을 두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어 개선에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1일 시청 상황실에서는 광양시 대표축제 방문객 조사 및 평가 연구용역 최종결과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보고회에는 이성웅 시장을 비롯해 시의원들도 장명완 의장을 제외한 11명 의원 전원이 참석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관련기사 5면>

용역은 한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맡았으며 진영재 교수(한려대 관광학과)가 이날 보고했다. 진 교수는 “축제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과의례적 축제 개최를 지양하고 대표성과 상징성, 경쟁력이 높은 축제를 집중 육성해야 한다”며 “개최시기, 축제 특성 등을 고려해 기존 6개 축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 교수는 이를 위해 “매화문화축제, 섬진강 섬호문화축제(가칭)는 문화관광산업형 축제로 육성하고 숯불구이축제, 도깨비도로장승문화축제는 주민문화 향수형 축제로 통합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역축제 발전 방안으로 통합축제위원회 구성 및 법인 설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통합축제위원회를 조직해 기존 축제위원회는 실무위원회 중심으로 전환하고 민간주도 문화행사 추진위원회도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축제위원회 구성에는 법인을 설립해 기관, 단체장, 실무위원장, 문화예술단체장, 전문가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하는 안과 자치단체가 참여하는 통합축제위원회를 구성하는 안이 제시됐다. 
 
축제 개선, 세 가지 방안으로 압축
 
용역결과 축제 개편안은 세 가지 방안으로 압축됐다. 첫째 안은 3대표 축제를 구성하는 것으로 매화문화축제 섬호문화축제(가칭), 광양숯불문화축제(가칭) 등 세 가지 축제로 통폐합하는 것이다. 매화축제는 3월에 고로쇠 약수제와 연계해 치르고 섬호문화축제는 8월에 개최해 기존의 전어축제와 포스코 연리지 축제, 문화 행사 등을 묶어서 개최한다.  숯불문화축제는 10월에 치르며 시민의 날과 포스코 국악난장, 동광양농협 문화축제와 연계해 개최하자는 방안이다. 이 안은 기존의 국사봉 철쭉축제와 광영가야산영화축제, 장승문화축제는 폐지한다.

둘째 안은 3대표 축제와 1자연생태행사를 치른다는 것이다. 매화축제와 고로쇠 약수제를 하나로 묶고 국사봉 철쭉제는 연리지축제와 연계해 자연생태행사로 5월에 개최한다는 안이다. 또 가야산영화축제와 전어축제를 묶어 섬호문화축제로 8월에 개최하고 숯불구이축제와 장승문화축제를 묶어 10월에 시민의 날, 국악난장, 동광양농협 문화축제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이 안은 축제를 폐지하지 않고 시기에 맞게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다.

셋째 안은 2대표 축제에 1자연 생태행사를 개최하는 것이다. 매화축제와 약수제를 그대로 묶고 국사봉 철쭉제를 5월에 자연 생태행사로 개최하는 계획이다. 또 10월에는 섬진강 문화축제로 가야산 영화축제, 전어축제, 숯불구이축제, 장승 축제 등을 묶어 연리지 축제와 동광양농협 문화축제와 연계해 개최하는 방안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제시된 세 가지 안 중 하나의 안이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일단 큰 틀에의 축제 개선 방향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진 교수는 “축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축제’ 용어 남발을 자제해야 한다”며 “지역 문화를 대표해 콘텐츠가 가능한 경우로 한정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 대표 축제로 발전시킬 축제와 문화행사로 전환시킬 축제를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소지역 축제라는 인식보다는 ‘광양시 축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추진해야 한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감한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축제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성웅 시장은 “용역 결과 크게 세 가지 방안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 의원들과 협의해 개선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축제 개선에 찬성하지만…” 의원들 희비 엇갈려
보고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지역구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그러나 축제 용역 결과가 발표되자 의원들의 입장은 제각각이었다. 의원들은 큰 틀에서 축제 개선에 공감은 표시했지만 지역마다 이해관계가 달려있어 선뜻 해당 지역 축제에 대한 통폐합에는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지역 축제 개선 과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구에 축제를 개최하지 않고 있는 장석영ㆍ이돈구 의원은 “대표축제를 하나만 선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포스코와 동광양농협 문화축제를 활용하면 충분하다”며 축제 통폐합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배학순 의원도 “현재 축제가 너무 난립해 예산 낭비는 물론 행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대표 축제 두 개를 선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인 김영심ㆍ정순애 의원은 “축제 통합과 프로그램 개선에 동감한다”며 축제 통폐합에 대해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서경식ㆍ이서기 의원은 “중마권에 철강ㆍ항만 축제를 신설해 소규모 축제를 연계행사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서기 의원은 “철강 항만축제를 매화축제와 함께 광양시 대표축제로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경식 의원은 “철강항만 축제를 큰 틀로 잡고 장승축제 등 기존의 축제를 연리지, 국악난장 축제와 연계해 운영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이순신 대교를 활용하는 축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현완 의원은 “광양시 대표 축제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통합축제추진위를 구성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축제 통폐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인 의원도 있었다. 강정일 의원은 “축제를 시기별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그러나 축제와 문화행사를 구별해야 한다”며 통폐합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강 의원은 “관광객이 없으면 축제를 폐지해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가야산 영화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즐기고 한자리에 모이는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어 “축제 대부분이 10년 이내에 생긴 것이 많다”며 “축제를 평가하기에는 너무 성급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필순 의원은 “용역 자체가 고객만족도 조사일 뿐 초점이 잘못 맞춰졌다”고 평가 절하한 뒤 “관광객 유치만이 축제의 목적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역 공동체가 없어지는 현실에서 지역별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각 지역 축제를 오히려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노신 의원은 “모든 축제를 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개최할 수는 없다”면서 “용역 결과를 보니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할 부분이 많다”며 통폐합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축제 개최는 시기별로 안배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인위적으로 해당 지역 축제를 통폐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