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세관, 신종 환치기조직 검거
광양세관, 신종 환치기조직 검거
  • 광양신문
  • 승인 2006.10.20 15:00
  • 호수 18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역회사와 환전상, 전문외화 밀반출책 연계된 신종 조직
무역회사와 환전상, 전문 외화 밀반출책이 연계된 신종 환치기 조직이 적발됐다.
광양세관(세관장 이태영)은 지난 22일 220억원 상당을 불법 환치기한 조직을 적발하고, 외화밀반출책 인천시 항동 소재 모 보따리무역상 대표 김모씨(39·인천시 항동)를 외국환거래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한 환치기계좌를 관리한 서울 신당동 소재 환전상 직원 김모씨(29·서울 신림동)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세관은 환치기계좌 운영주인 경기도 고양시 소재 모 무역회사 대표 김모씨(53·경기도 고양시) 부부를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02년 5월부터 현재까지 한국과 중국에 4개의 환치기 계좌를 개설해 총 5,493회에 걸쳐 모두 220억원 상당의 불법 환치기한 혐의다.

세관은 이들이 환치기한 금액이 4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는 것 외에 이 조직을 이용해 중국으로 불법 송금한 80여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밀수 등 불법자금 및 해외재산도피 창구로 이용되는 반사회적인 환치기조직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환치기'는 밀수처럼 보이는 범죄가 아닌 신원노출을 막기 위해 치밀한 수법을 써가며 교묘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범죄자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것이었습니다. 첩보전이였지요. 한때 벽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결국은 덜미를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업무외 개인시간까지 쏟아부으며 6개월간의 끈질긴 조사와 추적끝에 환치기 일당을 적발해낸 광양세관 노시교(37) 조사반장. 그는 담당수사관과 전문가들조차 번번히 실패하는 환치기 범죄에 그동안 축적해 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끈질긴 인내심과 집요함으로 신종 환치기 조직을 적발해 내는데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국제전화, 텔레뱅킹 추적 등을 통해 조직의 전모를 밝혀내는 성과를 이룩했다.

사실 노반장이 대규모 조직을 적발해낸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국내최대 규모의 고추밀수조직을 적발해 냈다. 당시 중국산 고추밀수의 양은 무려 140여톤으로 서울시민들이 석달간 먹을 수 있는 양이었다.

"이들은 기존 무역회사와 환전상에 전문 외화 밀반출책인 보따리 무역상이 연계된 신종 환치기 조직입니다. 기존 수출대금 등의 상계방식을 이용할 경우 증거자료가 남는 점을 노려 보따리장수를 이용한 겁니다. 보따리 상인 김씨(검거)가 인천과 중국 단동항을 오가면 미화 1만달러(세관신고 면제금액 이하)상당씩 여러명의 보따리상에 분산하여 밀반출하는 방법으로 외화를 밀반출해 온 것입니다"

이들은 신원 노출을 막기위해 일명 '대포폰'을 사용하고 조선족 명의의 차명계좌를 사용했다는게 노반장의 설명. 이들은 또한 중국에서 국제전화를 이용하여 텔레뱅킹의 입출금을 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해왔으나 결국 6개월간의 끈질긴 추적끝에 덜미가 잡혔다.

"이번에 들어난 것만 220억원이지만 환치기한 금액은 총 4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도면 상당히 큰 조직에 속합니다. 수배된 사람들이 검거되면 이들 조직의 실체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노반장의 이번 환치기 조직 검거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더욱 더 치밀하고 교묘해지는 밀수업자들과의 쫓고 쫓기는 정보싸움 속에서 노시교 반장에게 주어진 책임감은 더욱더 굳건해졌다.

이태영 광양세관장은 이번 환치기조직 검거를 두고 "조사인원이 3명밖에 되지 않은 열악한 상황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히고 "노반장을 포함한 조사반원들의 끈질긴 추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세관장은 이어 "법을 어기면 언젠가는 반드시 잡히게 된다"며 "광양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어 나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성훈 기자/gwangyangnews.com
 
입력 : 2005년 0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