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속사정이…
그런 속사정이…
  • 광양신문
  • 승인 2006.10.20 18:17
  • 호수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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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7시 중동 근린공원서 녹화-
‘MBC 가요콘서트’ 행사경비지원 놓고 ‘고민’

여수MBC 행사경비 1억원 광양시에 지원요청

의원들 “절차 잘못됐다”며 따끔하게 질책

요즘 여수MBC는 ‘창사 35주년 기념 특집 가요콘서트를 오는 22일 오후 7시부터 중동 체육공원에서 연다’고 자사방송을 통해 이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이상벽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MBC 가요콘서트’는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50분간 전국에 방송되는 MBC의 간판 가요프로그램인데 이번에는 여수MBC가 창사3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말하자면 여수MBC가 광양시민들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광양에 유치한 것이다. 여수MBC의 홍보방송에 따르면 현철,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김건모, 김수희, 현숙, 장윤정 등 20여명의 인기가수들이 대거 출연한다고 한다. 인기가수들을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지역주민들로서는 반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여수MBC로부터 1억원의 행사경비 지원을 요청받은 광양시는 지금 행사경비 지원문제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행사비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확보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제2회 광양시 추경안을 다룰 의회임시회가 행사가 열린 이후인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순에 있을 예정이어서 정상적인 예산집행 절차를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의회가 만약 절차를 문제 삼아 이에 대한 예산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행사는 치르고 경비는 지원할 수 없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사정이 복잡해지게 된다.
지난 16일 이 문제를 포함한 시의 주요 시정현황을 의원들에게 설명하는 의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시는 여수MBC에 행사경비를 지원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았다.

의원들은 예산집행 절차상의 하자를 문제 삼았다. 의원들은 시장이 이를 사전에 약속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여수MBC가 홍보방송을 할 수 있느냐며, 만약 시장이 이를 요청받았다면 그 즉시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어 의회의 동의를 구했어야 했을 사항인데 그러지 않은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또한 이번 일과 같이 시가 예산집행의 절차를 무시하는 경우가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사안에 대해 의결을 하는 자리가 아닌 간담회여서 의회는 이날 이렇다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나아가 의원들이 과연 끝까지 이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예산집행의 절차문제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질책하되 이미 행사경비를 지원하지 않을 수 없게 돼버린 사정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게 의원들의 공통된 판단인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광양시와 여수MBC는 가요콘서트가 열릴 22일 중동 근린공원에 2만여명의 시민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시민들은 인기가수들이 펼치는 공연을 마음껏 즐기되, 이 행사가 시민세금 1억원과 포스코 협찬금 9천만원 등 모두 1억9천만원을 들이는 콘서트임을 알고 즐겨야 한다고 본다. 여수MBC도 이번 가요콘서트가 세계로 뻗어가는 철강과 항만의 도시 광양시, 경제자유구역의 광양시,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관광지로서 광양시, 그리고 2012년 여수해양엑스포 개최를 전국에 충분히 알리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입력 : 2005년 08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