姓경영학(Ⅰ) (최광신)
姓경영학(Ⅰ) (최광신)
  • 광양신문
  • 승인 2006.09.13 11:17
  • 호수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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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신 / 한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생활속에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퍼스낼러티인 성격의 어원은 페르소나(persona)이다. 가면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한다. 수심가측(水深可測) 인심난측(人心難測)이란다. 하물며 남자가 여자 마음을 여자가 남자 마음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마는 남자는 남자로서 여자는 여자로서 일반적인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이것만 잘 알아도 가정이, 직장이, 사회가 편안해진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도 여자와 남자가 다투는 이유를 행성문화간 차이로 인한 이성간의 차이라고 말하고 있다. 난 이러한 차이를 남자와 여자간 역할의 차이에서 왔다고 본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집단생활을 하면서 집단내 역할을 분담했다. 남자는 사냥을 통해 집단에 필요한 양식을 구하고, 여자는 종족 보존을 위해 아이들이나 노약자들을 돌봐주었을 것이다. 이러한 역할 구분이 오늘날까지 우리들의 몸에 아직 남아있다고 본다.

남자들은 여자에게 운전을 못하면서 차를 길거리로 가지고 나온다고 야단이지만, 오히려 남자들은 가까이에 있는 냉장고속 물건이나 리모콘을 잘 못 찾는다. 이는 남자와 여자간 특성의 차이로 인한 것에 불과하다. 남자는 사냥을 하기 때문에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에 반해 여자들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 먼 곳까지 볼 여유가 없다. 가까운 주변의 일들을 매우 자세하게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제는 운전 못한다고 리모콘 못 찾는다고 짜증내지 말고 잘하는 것에 고마워해라. 여자여, 남자여 서로의 강점을 활용해라.

커뮤니케이션에도 차이가 있다고 한다. 여자의 커뮤니케이션은 표현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며, 남자의 커뮤니케이션은 목적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여자들은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있는 사실이나 없는 사실이나 자기 생각을 그냥 상대에게 표현하지만 남자는 목적을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사소한 내용이라도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여자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남자가 들으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무 목적도 없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에잇! 쓸데없는 소리들을... 그런데 여자와 대화가 이루어져 여자들이 자신의 주변이야기, 걱정거리, 자랑거리 등등을 남자에게 이야기하면 남자들은 여자의 문제들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대화를 부담스럽게 느끼기도 한다. 여자들은 누군가가 자기의 이야기를 열심이 들어 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한다. 남자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 또한 남자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여자가 들으면 정치가 어떻고 이번 일이 어떻고 반드시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고 난리다. 자짓 싸움까지 가기도 한다. 쯧쯧! 밥이 나와 돈이 나와... 이러한 사고적 차이는 가정내 부부간 대화부족이나 대화단절까지도 이르게 한다.

결국 남자와 여자간 대화방식의 차이에서 온 것 뿐이지 서로간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다. 그러면 연애할 때에는 왜 대화가 잘 통한 것이냐고요. 서로에 대해 좋은 점만을 보고 차이가 아닌 공통점만을 보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냥 상대의 말을 거부하지 말고 들어줘라. 여자들이여 남자와 대화를 하려면 의미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유도해라. 가장 좋은 것은 뉴스거리이다.

남자의 주장이 옳다고 추임새만 넣어줘도 남자는 신이 난다. 남자들이여 여자와 대화하려면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그냥 들어주거나 고개만 끄덕거려도 여자는 신이 난다. 남녀간 평화가 여기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그러면 정말 중요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커뮤니케이션 또한 남자와 여자간의 역할 차이에서 온 결과이다. 남자는 사냥을 위해서는 목표물이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고 여자는 가정의 안전을 위해서는 잡다한 주변 상황들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여, 남자여 서로의 이야기에 박자를 맞춰줘라.
 

입력 : 2005년 10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