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파크부녀회…재활용 쓰레기 분리 수익금 주민 환원
지난 21일 금요일. 무등파크 재활용 수집장 앞 공간에는 어느새 집채만한 온갖 종이상자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이날 재활용 업체에 판매할 종이상자들이다.
무등파크에는 현재 재활용 수집장이 두 군데 있다. 회원들은 두개조로 나누어 재활용 분리작업을 한다. 무등파크 부녀회에서 재활용 분리 수거 작업을 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이들은 매주 두 시간 병, 캔류, 종이, 비닐, 페트병, 박스 등 각종 재활용 쓰레기 분리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분리수거 작업을 하는 시간은 주부들이 가장 바쁜 시간때이다. 회원들은 아침 식사 준비, 남편 출근 챙기기, 아이들 학교 보내기 등 이중 삼중의 고생을 하는 도중에 동참하기도 한다. 부녀회원들이 아침을 거르는 것은 당연지사다. 고미화 회장은 “부녀회원들이 바쁜 시간에도 불구하고 제 시간만 되면 꼬박꼬박 분리수거 작업을 펼쳐줘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들의 고생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여름이면 무더위와 각종 쓰레기에서 나오는 악취에, 겨울에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감기로 갖은 고생을 겪고 있다. 한 부녀회원은 “겨울이면 감기에 걸리지 않은 회원이 없을 정도로 추위에 떨면서 작업을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주민들이 버리는 재활용품의 무게 또한 만만치 않다. 묵직한 재활용품을 처리하기에는 그들의 힘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를때도 많다.
다행히 경비 아저씨들이 일손을 거들어 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분리작업을 하다보면 저희들의 힘이 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경비 아저씨들이 틈틈이 도와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르겠어요.”
그러나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다. 이들은 2주에 한번씩 분리수거 작업을 통해 나오는 신문지, 박스 등 재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원들은 재활용품을 판 수익금을 차곡차곡 모은 후 요긴한 곳에 사용한다. 수익금으로 중마동 체육대회 등 각종행사에 사용하는 것을 비롯,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거나 명절때면 경비 아저씨들에게 조그마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한다.
“수익금은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공동의 재산인 만큼 공공으로 사용하는게 당연한 일입니다.” 고 회장의 말이다.
초창기 쓰레기 분리 수거에 비해 지금은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광양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활발히 일어나는 가운데 주민들도 서서히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분리수거도 과거에 비해 꼼꼼히 나눠서 버려 일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무분별한 쓰레기 버리기는 계속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주민들이 좀더 분리배출에 대해 정확히 알았으면 합니다. 우유 팩이나 음료수 병을 버릴때는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버렸으면 합니다.
한 가정에서 한두개 나오는 우유팩이지만 이것이 모이면 어마어마 합니다. 때문에 그곳에서 나는 악취를 맡으며 작업을 하면 너무나 힘들어요.” 이들은 또한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이웃끼리도 나눠쓰는 지혜도 펼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리수거 작업을 하다보면 간혹 충분히 사용가능한 물건이 쏟아져 나올때가 있다고 한다.
회원들은 분리수거 작업 중 쉬는 시간에 직접 가져온 커피나 김밥 등을 서로 나누어 먹으며 우애도 돈독히 다지고 있다. 부녀회원들은 열심히 일한만큼 수익금을 주민들을 위해 사용하고 깨끗한 아파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부심에 고생한 시간 이상의 보람을 느낀다.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고)운동이라고 있잖아요? 주민들이 이 운동을 한번 더 새겨넣고 생활한다면 쓰레기 줄이기는 물론 더욱더 쾌적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 혼자인데 어때’라는 생각을 버리고 ‘쓰레기 분리수거는 나부터’라는 의식을 가지면 더욱더 바랄게 없습니다.”
무등파크 부녀회원들은 “힘들지만 일한 만큼의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깨끗한 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