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장 임명 교훈 삼아야
[기자수첩] 이장 임명 교훈 삼아야
  • 이성훈
  • 승인 2007.06.14 09:21
  • 호수 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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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投票)는 ‘선거 또는 무엇을 결정할 때 각 사람의 뜻을 나타내는 일’을 뜻한다. 이에 비해 추천(推薦)은 ‘어떤 조건에 적합한 대상을 책임지고 소개한다’는 말이다. 이번 구황마을이장 임명 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아마 ‘추천과 투표’였다.

구황 신임이장 선임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주민들은 “추천인 수가 16대 4로 월등히 많은데 어떻게 4명을 추천한 사람을 임명할 수 있느냐”였다. 의원들도 12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구제청원 심사 때 이 같이 지적했다. 

그러나 서상기 진상면장은 “조례에 명시된 것처럼 이장은 투표가 아닌 주민총회를 통해 추천자 중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며 “4명으로부터 추천 받은 이장을 임명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과연 어느 쪽 주장이 옳을까? 참 어려운 문제다. 절차상으로 따진다면 서 면장의 결정은 전혀 하자가 없다. 이번 임명이 민주주의에 위배된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정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주민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상식적으로 투표든 추천이든 많은 사람으로 부터 지지 받는 자를 임명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이장 임명이 면장의 고유 권한임을 이해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만일 추천자 수가 10대 8 정도 나와서 면장이 8명 추천 받은 사람을 임명했다면 이 정도까지 항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추천인 수가 워낙 차이가 나니 주민들이 반발한 것이라고 보면 무리가 따르는 것일까.

최근 몇 달 동안 구황마을은 전임 이장 해임 과정에서 서 면장이나 당사자의  잘잘못을 떠나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 관련 자료를 검토해보면 이 중에는 전임 이장이 잘못한 부분도 일부분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전임 이장이 해임됐다면 이제는 면에서 좀 더 포용력 있게 주민들 뜻대로 임명하는 행정을 펼칠 수는 없었을까? 이번 진상면 구황 이장 임명 건을 보면서 두고두고 아쉬웠던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