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불혹의 삶의 노래
내 불혹의 삶의 노래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1:35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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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김영만씨 2번째 시집
광양시청 공무원인 김영만 시인이 두 번 째 시집 '그대가 데리고 간 시간'(도서출판 한림)을 내놨다.

잠깐 피었다 지는/ 꽃향기가 싫어서/삼백예순날 그대 곁에/머물 수 있다면/ 연초록 고운 얼굴/가루로 부서져도 좋아/겨울 들녘 청초하게 꿈을 키운/여인의 향기가/다탁(茶卓)위로 떨어진다 -다향(茶香)

이 시의 전체에서 시인이 '다향'(茶香)을 빌어 노래했지만 내 안에 자리잡은 사랑을 어린이의 심성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사랑'으로 대변되는 자연(茶香)을 대하면서 느끼는 유로는 '열띤사랑-불혹의 노래- 애잔한 그리움'의 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위의 인용 부분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시인은 자연을 '연초록 고운 얼굴'로 파악한다.
 
애잔한 그리움…시인이 다향(茶香)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바는 무엇일까.

   
그의 시 세계를 유추해 보자. 김영만 시인은 그의 시집 1집에서 나타났듯이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시적 구성이 독특한 매력(사랑)을 발산했던 '지상에 추억아닌 것은 아무 것도 없다'에 이어, '그대가 데리고 간 시간' 두 번째 시집 또한 감각적 사유를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진부하거나 피상적인 느낌보다는 대상과 현상의 본질을 '사랑'으로 투시하고 있다.

5년 만에 2집을 선보인 김영만 시인은 '비에 젖은 사람은 더 이상 비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그의 서문처럼 인정주의에 깃든 소박한 리얼리즘을 보이는 듯한 작품들은 삼라만상에 조응하려는 시인의 노력으로 투영된다.

개인적으로 김영만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은 서정적이면서도 뭔가 다르게 옹이가 박힌 듯한 투박함과 아울러 나무 속을 흐르며 솔잎을 피우는 수액이나 송진과도 같은 차갑고 끈끈한 시 정신이, 어떤 부분에서는 수줍은 듯 숨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맨 얼굴을 그냥 내보이면서 알맞게 조화됨으로 여김은 현재 그가 살고 있는 고향마을 태인동이 산업화로 인한 생채기에 다름 아닌 것에 기인한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지난 95년 '서른 다섯 살의 사모곡'으로 문학춘추 시분야 신인상을 수상해 문단에 등단한 김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전남문인협회, 전남공무원문학회, 문학춘추작가회, 시·울림 동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광양시청 문화홍보실에 근무하고 있다.

출판기념식은 오는 4월 7일 오후 7시 중동에 위치한 들길따라서에서(구, 옛고을 그향기)

☎ 연락처 010-9475-5278
이수영 편집국장/gwangyangnews.com
 
입력 : 2005년 0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