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게이트볼지회
광양게이트볼지회
  • 이성훈
  • 승인 2006.10.20 13:10
  • 호수 1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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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 재미에 흠뻑 빠져 삽니다”
“좀더! 좀더!…명중이다”
경기장에서는 한바탕 환호성이 터진다. 광양읍 우산공원에 위치한 게이트볼 경기장. 이곳에서는 매일 광양게이트볼지회(회장 정웅기) 회원들끼리 열띤 승부를 벌인다. 12년째 구력을 자랑하는 김숙주(74)씨는 게이트볼에 흠뻑 빠졌다.

“게이트볼을 꾸준히 하다가 사정으로 일주일 동안 못한 적이 있었어. 그때 얼마나 다리가 저리고 온몸이 쑤시던지…그런데 스틱을 다시 잡으니 몸이 훨훨 나는 것 같아” 김씨는 비교적 높은 연령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우리세대들이 절대 무기력하지 않다”며 “경기를 하다보면 팽팽한 긴장감과 집중력으로 어느 종목 못지않게 정열적으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광양게이트볼지회는 창립된 지 15년이 됐다. 그동안 받은 상장과 트로피만 해도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영호남친선게이트볼대회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대회까지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현재 광양게이트볼회원은 28명. 날이 갈수록 회원이 늘어가고 있으나 운동장 여건상 제한을 둘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한다.

경기가 끝나면 회원들끼리 마주앉아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고 막걸리도 한잔씩 주고받는다. 현재 광양게이트볼회원의 평균 연령은 65세. 최근에 비교적 젊은회원들이 들어오고 있으나 다른 종목에 비해 연령대가 높은 게 사실이다.

정영기(67)씨는 “게이트볼을 배우기 전에 자신도 역시 노인층에서나 즐기는 놀이인줄 알았다”고 너스레 웃었다. 그는 “화투를 치면 스트레스 받고 주변 사람들과 볼썽사나운 모습이 비춰질때도 있었다”며 “게이트볼에 취미를 갖기 시작하니 뒤늦게 배운게 후회가 될 정도”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정씨는 현재 부인과 함께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으며 끊임없이 걷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어 건강하게 하루를 보낼수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게이트볼이야말로 서로간 우정과 화합을 다지기에 그만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를 펼칠때는 회원들끼리는 강력한 경쟁 상대지만 경기를 마치면 모두가 친구이자 동료가 된다. 이들은 경기후 함께 모여 차를 마시거나 때로는 막걸리도 한잔 하면서 가족 대소사, 사회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게임으로 몸을 풀고 담소를 나누며 마음을 함께 나누며 28명의 회원들은 어느덧 가족 이상의 끈끈함을 이어가고 있다.

광양게이트볼지회 정웅기(65)회장은 “노년층 증가로 마땅한 일자리나 취미생활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세월을 보내는 노인세대들이 많다”고 지적한 뒤, “밖에 나와서 게이트볼을 함께 즐기면 말동무도 할 수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며 게이트볼을 적극 권장했다. 정 회장은 이어 “특히 노인복지와 건강증진을 위해 게이트볼 시설이 더욱더 확충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왕이면 가족세대들이 모두 나와 함께 경기를 펼친다면 더욱더 멋진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력 : 2005년 06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