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산하
우리지역 산하
  • 광양신문
  • 승인 2006.10.22 19:59
  • 호수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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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어치계곡의 아름다운 폭포와 매봉능선의 야생화
▲ 본지는 이번주부터 황만필 본지 객원기자가 백운산과 가야산을 등반하면서 평소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지역의 아름다운 무명 폭포와 야생화 등을 카메라에 담아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연재는 3차례이며 독자들의 호응에따라 ‘테마기행’을 부정기적으로 지면에 담을 예정입니다. 이를 흔쾌히 허락해 주신 순천신흥중학교 황만필 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지역 옥룡과 봉강, 어치,금천 계곡은 산과 물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계곡물에 발을 담근 채 물이 흐르는 소리나 산새의 지저귐을 듣고 풀내음을 맡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간다. 눈앞에 펼쳐지는 나무와 바위와 물의 조화로운 풍경도 볼거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만 없다면 웰빙시대에 계곡만 한 피서지도 없을 듯하다.한반도 남단 중앙부에 우뚝 솟은 백운산(1218m)은 봉황, 돼지, 여우의 세 가지 신령한기운을 간직한 산이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호남 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마무리해 준다. 또한, 900여종이 넘는 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식물의 보고로서 손색이 없다.백운산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남북으로 마주하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웅장한 지리산과 그림처럼 펼쳐진 한려수도를 한눈에 바라보며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백운산의 매력이다. 등산로 또한 순탄한 편이라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산 중턱에는 서울대학교의 연습림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900여 종의 희귀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지리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그 앞으로 짙푸른색을 띠며 흐르는 섬진강이 보인다. 남동쪽으로는 억불봉이 신비에 가득 찬 듯이 보이고 그 뒤로 섬과 섬들이 점으로 이어지는 한려수도가 보인다. 울창한 원시림을 끼고 돌며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은 백운산의 4대 계곡인 성불계곡, 동곡계곡, 어치계곡, 금천계곡으로 흘러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진상면 백운산의 어치계곡은 7km에 걸쳐 흐르며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들이 있다. 깊은 산속에 있고 주변에 나무와 풀이 빽빽해 원시림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 것도 어치계곡의 매력. 수심이 얕고 물살이 약해 계곡 대부분의 구간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계곡 상류의 높이 15m인 구시폭포는 폭포수가 쏟아지는 바위절벽이 소와 돼지 먹이통인 구유(전라도 사투리로 구시)를 닮았다고 해서 물소리가 장쾌하다. ■ 등반코스 ▲ 산행지도
△내회마을 (08:51)
△구시폭포 위 삼거리 (10:30. 내회마을에서 구시폭포까지는 10분 거리밖에 안됨. 어치 계곡의 폭포사진 촬영하느라 아침 식사시간 포함해 1시간 40분소요)
△능선 갈림길 (12:07~12:10. 약990m)
△헬기장 및 무덤 (12:50~12:54)
△백운산 정상 상봉 (13:25~13:40. 1,218m)
△헬기장 및 무덤 (13:50)
△능선 갈림길 (14:08)
△매봉 (14:12~14:34. 865m. 매봉에서 내회마을로 내려가는 길을 찾느라 고사리 쪽으로  능선을 10여분 정도 더 내려가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되돌아 올라옴.)
△능선 갈림길 (14:39)
△구시폭포 (15:20~15:29)
△내회마을 (15:38)
△총 산행시간 : 약 6 시간 47분 (순수산행만 한다면 3시간이면 충분함)


산행기

광양신문이 독자들을 위해 백운산 등반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폭포와 각종 야생화를 렌즈에 담아 이를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평소 산을 좋아하는 마니아로서 흔쾌히 승낙을 했다. 누가 뭐래도 산은 내 애인이니까. 또한 그녀는 항상 내편이니까…….

주섬주섬 옷을 입고, 도시락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
광양신문 독자를 위한 것이어서 지난해 죽을 고생을 했던 어치계곡을 또 향했다. 장마철이라서인지 계곡의 물은 불어 평소보다 멋진 무명폭들로 화려한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산을 오르면서 폭포사진을 찍으려고 계곡을 수도 없이 오르 내리느라 10분이면 갈 수 있는 구시폭포까지 1시간 40여분이나 소요됐다.

이때 10여명의 중년 혼성팀이 옆을 스쳐 지나간다. 거의 산님들이 다니지 않는 코스인데, 처음으로 보는 산님들이다. 구시폭포 위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면 지난 여름에 올라가서 무지하게 고생했던 코스인데, 계곡 물이 불어 계곡을 건널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계곡 오른쪽 길을 향하니 이 길은 비교적 뚜렷해 정상까지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매봉 주능선에 올라서니 상봉까지 야생화가 즐비하다. 여름 야생화가 앞 다투어 피고 있었다. 상봉에 올라서서 지리산을 바라보지만 날씨가 흐려서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서야 겨우 구름사이로 천왕봉을 볼 수가 있었다. 상봉 정상석을 독차지하고 교대로 갖가지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젊은 커플 때문에 얼마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기다리다 지쳐 양해를 구하니 그제서야 자리를 비켜준다.

하산을 하려고 몇 발짝 내려서니 이번엔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다시 올라가 두 컷 찍어준다. 허허! 나는 왜 저렇게 못살까…….
백운산 정상인 상봉. 뒤로 도솔봉(왼쪽 뾰족봉), 또아리봉(둥그런 봉우리), 신선대가 보인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힘들게 지리산 천왕봉(오른쪽 위 구름에 쌓인 봉)을 볼 수 있었다.

매봉까지 내려가서 매봉에서 내회마을 내려가는 길이 있는지 살펴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고사리마을쪽으로 능선을 타고 오른쪽을 주의 깊게 살피며 10여분 정도(약 500여m) 내려가 보지만 내회마을코스 찾는데는 실패를 하고 다시 매봉으로 올라간다. 매봉에서 갈림길까지는 금방이다. 올라갈 땐 몰랐는데 갈림길에서 계곡까지 내려가는 길은 제법 급경사다.

벌써부터 피서객들의 차량이 어치계곡에 줄지어 서있고, 계곡엔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여기저기 눈에 보인다.

다음주에는 옥룡면 답곡십리에서 백운산 정상을 오르며 무명계곡과 야생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 황만필 본지 객원기자

▲ 미역줄나무
▲ 돌양지꽃 ▲ 일월비비추
▲ 공룡의발 ▲ 황만필 기자
 
입력 : 2006년 08월 0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