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이제는 시민 품으로…
축제, 이제는 시민 품으로…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1.06 10:07
  • 호수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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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때면 반드시 따라다니는 대규모 야시장, 불법 노점상, 연예인 축하쇼, 불꽃놀이…’ 우리나라 어느 축제를 보아도 대부분 비슷한 모습이다. 전국 각 지자체가 앞 다퉈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그야말로 축제 홍수시대 속에 살아가는 셈이다.

현재 우리시에는 시와 읍면동에서 주최하는 축제가 총 7개이다. 이밖에도 광양제철소와 동광양농협 등 민간에서 주최하는 축제도 상당하다. 축제가 많다보니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본지는 창간 9주년 특집 기획시리즈로 우리지역 축제를 짚어보는 자리를 3주간 마련했다. 이번 주에는 기획시리즈 첫 순서로 ‘여기 저기 축제 홍수, 시민들은 피곤하다’라는 주제로 우리지역 축제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광양시 축제 총 7개 소요 예산 4억3천 만 원
 
매화문화축제를 비롯해 백운산 고로쇠 약수제, 국사봉 철쭉제, 가야산 큰골 영화제, 숯불구이축제, 전어축제, 중마동 도깨비도로 장승문화제가 그것. 해마다 이들 축제에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4억3천만 원 정도에 이른다.

이밖에도 광양제철소에서 매년 국악난장축제와 연리지축제를 개최하고 있고, 시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시민의 날을 기념하는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민간단체에서도 각종 축제나 음악대회 등을 개최하는 등 1년에 평균 10건 이상 각종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지역 7개 축제 중 시에서 직접 지원하는 축제는 매화문화 축제(3월), 백운산 고로쇠 약수제(3월), 숯불구이축제(10월), 전어축제(10월) 등 4개이다. 읍면동에서 지원하는 축제로는 옥곡면 국사봉 철쭉제(5월), 광영동 가야산영화제(8월), 중마동 도깨비도로 장승문화제(10월) 등 3개이다.
금호동 벚꽃맞이 축제는 2005년과 2006년 2회 개최 했으나 해당 지역주민들의 의견으로 폐지됐다. 이를 합산하면 우리지역에는 두 달에 한번 꼴로 축제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10월에는 숯불구이축제와 전어축제, 장승문화축제 등 3개가 한꺼번에 몰린 것을 비롯해 각 읍면동 체육대회 등 한 달 동안 광양시 전역이 후끈 달아오른다. 축제를 가급적 줄이고 지역 대표축제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전국적 추세임에 반해 우리시는 읍면동 단위의 축제에도 예산을 지원해 결국 예산 남용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리지역 축제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지난 7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또한 시에서도 우리지역에서 개최하고 있는 축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이성웅 시장은 이번 제166회 광양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문에서 이서기 의원의 축제 내실화에 대한 답변을 통해 프로그램의 차별화, 축제 통폐합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는 등 우리지역 축제 개선에 대한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대부분 프로그램 유사 ‘그 나물에 그 밥’
 
축제는 이렇게 많은데 비해 프로그램 대부분 차별화를 못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본지가 지난 3년간 광양시와 읍면동에서 주최한 각종 축제 프로그램을 비교해본 결과, 프로그램 차별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채택된 프로그램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해년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매화문화축제 2006년 주요프로그램은 홍보관 운영, 매실음식전시회, 농ㆍ특산품 판매, 청매실농원 운영 프로그램 등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난해와 올해 대부분 되풀이되고 있다.

숯불구이축제와 전어축제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길놀이, 노래자랑 등 해마다 유사 프로그램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축제 프로그램이 주제만 다를 뿐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축제가 해마다 프로그램을 한두 개 새로 추가해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늘 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야시장, 노래자랑, 농ㆍ특산품 전시회, 초청가수 공연, 가훈 써주기 등 공통소재들이 많아 식상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화문화축제는 시에서 주관하는 것인데 비해 다른 축제는 각 위원회가 구성돼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에서 각 축제마다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것은 힘들다”고 밝혔다. 결국 각 축제 위원회별로 해당 축제에 대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다보니 엇비슷한 프로그램이 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김미자(광양읍)씨는 “광양은 소도시인데 비해 재정자립도가 높아서 그런지 유난히 축제가 많아 오히려 시민들이 더욱더 피로감을 느낀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그는 “문제는 이들 축제가 차별성도 없고 온통 연예인 위주로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등 시민들과 동떨어진 축제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어 “지금처럼 난립한 축제를 과감히 통폐합시켜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어야 옳지 않겠느냐”며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 축제를 육성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예인 위주의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우리시만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프로그램을 구성해야 한다”며 “우리지역 봉사단체 등을 초청해 프로그램을 계획한다면 훨씬 효율적인 축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광양제철소는 상반기에 국악난장축제, 하반기에는 연리지 축제를 개최하고 있고 동광양농협에서는 지역주민에 대한 감사 차원의 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결국 연예인 위주와 공연위주의 축제는 이들 민간단체에 맡기되 시 차원에서는 연예인 초청 등 시민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은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합축제추진위 구성…21일 용역 결과 발표
 
축제마다 비슷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통합축제추진위원회 구성이 대안이다. 이서기 의원은 “유명연예인 위주의 일회성, 일관성 이벤트행사를 지양하고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아마추어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참여형 축제의 기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사 프로그램 기획 방지를 위해 통합축제추진위원회를 상설화시켜 전문기획인, 축제경험자들이 지역축제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축제 간 연계성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웅 시장은 “통합축제추진위 상설화 문제는 축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이어 “시에서 축제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용역을 전문기관에서 추진 중에 있다”며 “이달 중에 용역결과가 나오면 축제의 장기적인 발전과 경쟁력 있는 지역축제가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광양시 공식 축제가 모두 끝난 지금, 이번 용역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는 어떤 방식으로든 축제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복중 문화홍보담당관은 “오는 21일 축제용역보고회가 있을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에 따라 축제에 대한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 담당관은 “시에서 일방적으로 축제 통폐합이나 시기를 바꾸는 것 등은 오히려 갈등만 조장시킬 우려가 있다”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축제 개선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