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달뱅이골’ 생태체험 마을로 지정, 힘찬 용틀임
‘산달뱅이골’ 생태체험 마을로 지정, 힘찬 용틀임
  • 귀여운짱구
  • 승인 2008.11.20 09:41
  • 호수 28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산촌 어울려 관광객 발길 유혹 이색 프로그램 마련 사계절 운영
 
새끼 꼬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마을이 있다. 이제는 민속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는’ 소리가 이 마을에서 다시 나는 것이다. 한동안 사라졌던 “밑두리 코뚜리” 새끼 꼬는 소리의 현장 봉강면 하조마을을 순례했다.
 
‘산달뱅이골’ 생태체험 마을로 지정
 
봉강면 조령리 하조마을은 물맑고 공기좋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백운산의 중턱이자 백운산 4대 계곡의 하나인 성불계곡 상류에 위치해 봄철에는 고로쇠 약수시음마을로, 여름에는 성불계곡에 자리해 피서인파가 장사진을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 등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광양읍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하조마을은 48가구 16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농지면적은 45ha로 논 15ha, 밭 25ha 기타 5ha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산림면적은 1629ha에 달할 정도로 산으로 둘러 싸인 전형적인 산촌마을이다.

하조마을은 2006년 산림청이 산촌마을 개발사업 대상지를 검토한 결과 전국 최우수 지역으로 지정돼 올해까지 산촌 생태 체험마을로 개발되면서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세간에는 덜 알려져 있으나 이곳을 방문하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시범 마을로 선정된 하조마을은 ‘산달뱅이골’마을로 명명돼 현재 국도비와 시비 14억원이 투입돼 산촌체험관이 이달 중에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임산물 판매장과 숯가마,산약초,야생화 재배단지 등의 시설도 마무리 단계에 있어 본격적인 관광 체험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이색 프로그램 마련 사계절 운영
 
마을 윗쪽에 자리잡은 산촌체험관 1층에는 주방시설과 사무실, 2층에는 세미나실과 숙박시설이 자리하고 있는데 30여 명이 동시에 숙박할 만큼 넓다. 체험관 앞마당에서는 각종 체험이 마련돼 있다.
체험마을로 선정된 후 주민들은 다양한 즐길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계절 용이다. 체험관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주민들이 화로와 석쇠, 구이감을 갖춰 더덕과 삼겹살, 닭, 염소 등을 구워먹을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또 ‘달뱅이 조청’도 마련돼 있다. 달뱅이 구들방에 불을 때면서 발생한 열로 조청과 엿을 만든다. 이밖에 ‘내가 만든 질그릇’은 점토를 반죽해 자신만의 화분을 만들어 달뱅이 논에 심어진 산약초와 야생화를 담아 경연대회도 여는 등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수 준비돼 있다. 또 숯부작·오솔길 꽃마당·달뱅이 사람들, 찰칵, 달뱅이골, 산사의 아침 등도 즐길 수 있다.

마을을 따라 흐르는 계곡과 개천은 천연 풀장이다. 여름철이면 성불계곡을 찾는 인파가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수질이 깨끗하다. 특히 마을에는 도선국사가 세웠다는 ‘성불사’가 자리하고 있고 성불암터에는 벼를 찧던 돌확과 와편도 남아 있으며 조선 숙종 17년(1691)광양 현감 임준석이 남긴 ‘성불사’ 시가 기록돼 전해지고 있다.
 
 
주민들 똘똘뭉쳐 ‘잘 살아보세’
 
조진국(43) 이장은 “2006년 산촌 생태 체험마을로 선정된 이후 마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지난해부터 마을에는 새끼 꼬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데 이는 마을 어르신들이 노인정에 삼삼오오 모여 짚을 이용, 덕석과 멍석, 짚신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모두는 산촌 생태 마을로 지정되면서 ‘하면된다’는 주민들의 결집이 이같은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조 이장은 “우리 마을이 아직 시행단계 전이라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마을 홈페이지 구축과 체험이 본격 가동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민박 시설 등 모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하조마을이 오지마을에서 벗어나 도시민들이 즐겨 찾는 마을로 거듭나게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덩달아 마을 주민들의 소득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체험문의는 마을 이장(010-2681-2501).
하조마을은…
하조마을은 ‘새재’,‘조령’,‘조치’라고 불렸다. 구례로 넘어 가는 도로를 지금도 새재라고 부르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형국이 ‘학’으로 그 머리 부분이 옛 회관에 해당되는데 회관이 학의 머리를 누르고 있어 해롭다는 것 때문에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는 것이다. ‘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들 만큼 험하다 하여 새재라고도 한다. 봉강에서 하조를 거쳐 구례군 간전면 금산리에 이르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인 새재는 조선시대의 주요교통로였다. 그래서 이 일대가 험준해 조령으로 불린 것이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호남정맥으로 이어진 조령리 하조마을은 백운산 형제봉을 거쳐 도솔봉-따리봉-한재-신선대-백운산-망덕산으로 갈무리되는 곳이다. 하조마을은 달뜨기, 도실, 문챙이, 몰골, 붓당골, 숯골, 진밭골, 조택골, 월출재, 느랭이, 옥구대, 짯밭골 등의 곳곳에 독특한 마을 지명들이 아직까지 불리고 있다.
마을에서 생산되는 주요 임산물로는 표고, 밤, 고로쇠 등이 있으며 농산물로는 고추, 배추, 쌀 등이 있다.
 
주요 관광지로는 백운산과 성불계곡, 조령계곡(새재골) 성불사 등이 있다. 마을 출신으로는 △유복근(1970년생 청와대 근무·전 시애틀 총영사관 영사)△오관선(1955년생 봉강농업인상담소장)△서정선(1945년생 광양읍 총무과장 역임)△서정만(1942년생 기술보급과 인력육성 담당 역임)△서만두(1946년생 봉강농협 지점장 역임)△서형주(1972년생 서울 중앙지법 판사)△조준채(1959년생 호남화력발전처 과장)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