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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육아일기<4>
아줌마는 여자와 슈퍼히어로 그 사이 어디쯤이다
[758호] 2018년 04월 20일 (금) 18:42:17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아줌마…

   

전해정 시민기자

나는 아줌마다. 결혼을 하고 나 자신이 아줌마임을 잘 받아들이고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종종‘아줌마’라는 호칭을 비하하는 발언들을 듣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내 기준에 아줌마는 결혼한 기혼의 여성을 편리하게 구별하여 부르는 호칭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5월 막 걸음마를 시작한 딸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통영 서피랑 마을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다가 입구가 열려있는 장례식장 뒷마당이 보여 주말이어서 개방해 놓은 것이라 믿고 차를 세웠다.

아이는 아빠와 함께 먼저 걸음마 연습을 하며 길을 나섰고, 나는 주차를 마무리하고 짐을 챙겨 뒤를 따르려는데“아줌마! 여기다 차 세우면 안돼요! 아줌마! 아줌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아줌마”에 나는 전혀 의심치 않았다. 나를 부르는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는데 더 크게 소리를 지르기에 무슨 말인지 내용을 들어보니‘어, 나네’싶었다.

‘방금 주차를 한건 난데’그제야 뒤를 돌아보니 내 얼굴에 대고“아줌마, 차빼세요!”한다.

이 날 알았다. 아줌마를“아줌마!”하고 부르면 기분이 몹시 상할 수 있다는 것을…불만과 짜증을 잔뜩 함축하고 있는“아줌마!”는 정말 듣기 싫다. 불만을 토로하거나 화 낼 때는 아줌마를“아줌마!”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중성적인 “당신”, “저기요”가 낫겠다.

‘아줌마’라는 호칭을 사용할 때에는 아줌마들의 힘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출산과 육아, 직장생활, 그리고 살림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얼마나 잘 해내고 있는지 말이다.

내 경우 얼마전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찾아 귀가하려는 데 매일 이용하는 엘리베이터가 응답을 해주지 않았다. 버튼이 눌리지 않더니 급기야 문을 활짝 열고는 작동을 멈추었다. 일단 차안에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 수리를 하러 오신다는 분들은 아무 소식이 없었다.

올 겨울 날씨 중 최고로 추운 날을 아주 잘 골랐다. 찻속이어도 계속 밖에 있으면 아이가 체온을 다 뺏길까 걱정이 되기 시작하자 생각이 바뀌었다.‘올라가자’,‘집에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는 게 아이에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자 주저하지 않고 힙시트를 둘러메고 아이를 앉힌 후 계단을 올랐다.

처음엔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아이를 생각하니 힘든지 모르게 금세 올랐다.‘나에게 이런 결단력과 힘이 있었던가?’스스로 대견하기도하고 뿌듯했다. 아줌마여서 가능했다. 아이를 챙기고 가족을 아끼는 아줌마여서….

얼마 전 사무실에서“아줌마가 여자냐?”라는 살짝 비하의 뉘앙스를  품은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나는 당당히 대답했다.“당연히 아줌마는 여자가 아니죠!”,“아줌마는 여자 사람과 슈퍼 히어로 그 어디쯤입니다!” 사무실에 있는 여직원들 모두가 크게 공감하며 웃어주었다.

전해정 시민기자

*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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