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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 귀농 일기<4>
파란만장한 농부의 하루
[760호] 2018년 05월 04일 (금) 17:49:44 광양뉴스 webmaster@gynet.co.kr
   
 

농부의 하루는 해 뜨면 시작 되고 해가 서산에 기울면 끝이 난다. 고사리철인 요즘은 해뜨기 전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새벽 5시30분 동이 틀 무렵 고사리산에 도착해서 커피를 몇 모금 마시다 보면 어둠이 도망가기 시작한다. 장갑을 끼고 수확용 앞치마를 두르며 고사리 끊을 준비를 하는 아내의 모습이 오늘따라 측은해 보인다.

4시쯤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허기를 달래줄 새참까지 준비해야 하는 아내의 새벽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요즘 산짐승처럼 살고 있네요 잉~”

커피 물을 부으면서 토해내는 아내의 말에, 여느 아낙네들처럼 여유로운 아침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섞여 있다.‘허허!’헛웃음을 보이며 아내의 말에 공감 한다는 시늉을 하긴 했지만 그 말은 사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고라니가 다니던 길이 우리가 다니는 길이고 멧돼지의 배설물을 밟고 다니며 고사리산을 누비고 다니지 않는가. 그들이 수십 년 동안 살아왔던 근거지를 침입한 대가는 매년 치르고 있다.

가끔은 뱀을 만나 혼비백산 36계를 쓰기도 하는데 그들은 나보다 더 나은 병법을 쓰는거 같았다.

지네가 들어있는 장화를 신어서 그놈의 공격을 받고 며칠을 고생하기도 했다. 여름엔 말벌과 땅벌의 습격을 받아 예초기를 짊어진 채로 도망도 많이 다녔다.

아내의 말처럼 우리는 산짐승처럼 살고 있지만 고사리산의 주인인 그들은 우리 부부를 동료로 받아 주지 않고 있다.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 그놈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산을 오를 수 있을까.

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침이 돼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강한 햇빛을 막아주고, 봄바람이라도 살랑살랑 불어주기를 바라는 농부의 바람은 오늘도 수포로 돌아갔다. 오늘 비가 데려온 바람은 왜 이리 거칠고 가슴까지 시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이우식 시민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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