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중고생들은 교복의 구속에서 벗어나라
독자기고 중고생들은 교복의 구속에서 벗어나라
  • 광양신문
  • 승인 2006.10.09 14:37
  • 호수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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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태 / 새삶교육문화연구원장
필자는 지난 4월28일자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초중고 학생의 ‘인권장전제정’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전국47개 고등학교 학생회가 연합하여 ‘한국고교학생회연합회’(이하 한고학련)이 발족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한고학련의 초대 의장으로 선출된 김백건(서울 중대부고 학생회장)군의 출범의 변을 들어봅시다. “학생들이 교육의 주체가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많은 결정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고, 우리 한고학련이 그 중심이 될 것이다”교육당국이나 교육학자, 그리고 일선 교사들은 입만 열면 획일교육을 배격하고 개성존중교육을 주창하며, 지식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창의성 개발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열을 올립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행하는 꼴은 구태의연, 60년 이전에 일제에 의해 세뇌된 교육사상과 방식에서 완전 탈피 못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중고교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입히고 있는 교복문제 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고교 학생들을 교복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교복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의 신분을 자각하며 동시에 긍지를 갖게 하고 그들의 생활의 규율을 잡는 등 다각도의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말할 것입니다. 또한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도 교복을 입히는 것이 경제적인 이점이 있다고 말하겠지요. 특히 교복을 폐지하면 있는 집 아이들과 없는 집 아이들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염려스런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그러나 선진국들의 예를 보면, 경제적으로는 대국이라 하면서도 일본을 제외하고는 공립학교 학생에게 군대와 같은 유니폼을 강제로 입히는 나라는 없는 줄 압니다. 더러 사립학교의 경우는 그 학교들의 특수한 설립 목적에 의해 일정한 교복을 제정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제복(교복)은 어느 집단이 그 집단 특유의 존립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인원에 대해 획일적인 행동강령을 강요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군대와 기업의 생산직 라인이나 서비스업의 말단 종사자 등이 그 예입니다. 청소년 단체의 경우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같은 단체의 성원이 착용하는 제복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통제된 하나의 이념으로 일사불란하게 행동하고 사고할 것을 강요하는 취지에 따른 것입니다.그러나 학생은 공장의 생산라인 종사자도 아니고, 군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창의성을 개발해야 할 시대적인 요구를 생각한다면 심신양면으로 한창 성장기에 있는 10대 청소년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교복이라는 감옥에 가두어 교육을 시행하고자 하는 우리 교육계의 뒤진 마인드에 탄식할 뿐입니다. 또한 학부모님들이 말하는 경제성과 빈부격차 야기라는 우려에 대해 왜 교복자유를 허용하고 있는 초등학생에게서는 일어나고 있지 않은지 반문하고자 합니다. 고등학생이 초등학생만 못하단 말입니까? 더욱 가관인 것은 성인사회에서조차 탈 넥타이 운동이 일고 있음에도 교복에는 목을 졸라매는 넥타이가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세상은 각양, 각색,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란 것을 배우게 하는것도 중요한 교육의 한 지표입니다. 교복 자유화를 통해 각자의 개성과 취미를 살리는 창의성, 자주성을 기르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질감에서 벗어나 ‘다름’은 결코 ‘잘못’이 아니란 것도 배우게 해야 할 것입니다.20세기 초 영국이 나은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교육에 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남겼습니다. “학생들은 활기찬 삶을 살아간다. 교육의 목적은 그러한 학생들의 자기 능력 개발을 북돋아주고 이끌어 주는 데 있다. 그리고 이 전제로부터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결과로 교사들 또한 생명력 있는 사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우리가 이 말에서 특히 유념할 것은 학생들이 ‘활기찬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과, 교사들도 ‘생명력 있는 사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그는 이 말 속에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삶에 대한 존중으로 유도되는 학생의 인권의 신장과 거기에 바탕을 둔 인격 도야가 교육의 큰 흐름이 됨을 강조한 것입니다.오늘날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로부터 정보화시대의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옮겨지듯이 교육도 학생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다양한 능력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성존중교육을 베풀어야 합니다. 교육의 주체는 교육인적자원부나 교육청이 아닙니다. 교육의 주체는 학생, 교사, 그리고 학부모입니다. 이 셋이 삼위일체가 되어서 교육이라는 백년대계가 이루어 집니다.끝으로 새로 출범한 ‘한국고교학생회연합회’에 박수를 보내며 사랑하는 우리의 꿈나무들이 교복의 굴레에서 자유로워 질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입력 : 2005년 06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