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철회 끈질긴 중재역할
화물연대 파업철회 끈질긴 중재역할
  • 광양신문
  • 승인 2006.10.09 14:58
  • 호수 18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형배 / 광양항정상개발을위한시민행동 실무위원장
“구성원간 갈등 해결하는 모범사례 됐으면…”광양항 화물연대 파업사태가 지난 8일 극적으로 해결됨으로써 광양항발 물류대란으로 인한 광양항 이미지 추락을 걱정했던 지역사회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화물연대와 운송사협의회를 오가며 끈질긴 중재노력을 펼쳤던 광양항정상개발을위한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제3자의 입장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측을 합의에 이르게 하기까지 시민행동의 노력은 돋보였다. 그 중심에서 중재역할을 맡았던 시민행동 박형배(41·사진) 실무위원장을 만나 그간의 노력과 파업사태 해결 후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먼저, 시민행동이 어떤 단체인지 설명하자면.▲시민행동은 광양뿐만 아니라 여수 순천지역 내 8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연대체이다. ‘광양항정상개발을위한’이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특정정치세력이 끊임없이 광양항 축소개발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광양항을 더 이상 정치권에만 맡겨놔서는 안되겠다 싶어 지난해 8월 여기에 공감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합쳐 광양항을 지키기 위해 나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국가의 전략적 과제인 투-포트정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 중재역할을 맡게 된 배경은.▲5월 20일께 화물연대의 파업움직임을 알게 됐다. 화물연대 파업은 광양항 활성화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시민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양자간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어떤 중재역할은 했나. ▲먼저, 화물연대를 찾아가 입장을, 다음은 운송사협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입장을 청취했다. 운송사측은 누구를 만나야 할지 몰라 시에 협조를 구했다. 시 담당계장이 자리를 주선해주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운송사가 화물연대를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는 운송사측에 누가 옳고 그름을 떠나 대화마저도 안하려고 한다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설득했다. 도저히 양자가 합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알고 시에 보다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했고, 시의회와 국회의원에게도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누구나 광양항 활성화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일이 터졌을 때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가장 어려웠던 국면은.▲양측을 따로따로 만나면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한 자리에서 들어보면 쟁점이 형성될 것이고 그 쟁점 속에서 접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6월 16일 처음으로 양자가 한 자리에 앉았지만 견해 차이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6월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 시민사회의 동참을 촉구하고 양측이 시민사회가 마련해놓은 광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그 결과 최대 고비였던 지난 1일 2차 대토론회(13시간 30분간의 토론회)를 열 수 있었다. 거기서 쟁점은 운송료 인상과 불법다단계 근절, 협약서 작성문제 세 가지로 압축됐다. 운송료인상과 불법다단계 근절 문제는 사실상 화물운송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하나의 사안이므로 사실상 운송료 인상에 관한 협약서를 작성할 수 있는지에 모아졌다. 운송사에는 운송료 인상방안 약속을, 화물연대에는 협약서가 아닌 사회적 합의로 하자는 양보를 받아냈다. 중매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처럼 양측의 양보를 받아내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양자와 유관기관 시민사회가 공동발표문에 작성하는 방법으로 극적인 타결을 이루었다.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면서 어떤 얘기를 하고 싶나.▲광양항을 볼모로 하는 사태는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화물운송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역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광양시도 이런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바람직한 사회적 합의의 틀이 뭔가를 체험했다는 것이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없다.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시민사회의 역량이 성숙되어야 한다. 이번의 경험이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모범적인 사례가 됐으면 한다. 지역노사정위를 구성해 일상적인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화물운송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생각이 있다면.▲전문가는 아니지만 첫째 운송요금 최저가이드라인이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경쟁의 원칙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겠지만 화물운임은 원가가 명확히 드러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을 정한다고해서 공정경쟁의 원칙에 어긋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음으로 다단계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1차 운송사가 2차 운송사에 하청을 줄 때 물량의 과부족이 생기는 경우 이를 3차 운송사에 보내지 말고 1차 운송사로 되돌리는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성훈 기자 입력 : 2005년 0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