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류전 위한 사전 답사기
일본 교류전 위한 사전 답사기
  • 광양신문
  • 승인 2006.10.09 14:59
  • 호수 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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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 도선국사 도예원 운영
지난 9일 부산에서 대마도행 아침 10시배로 출발, 약 3시간만에 대마도에 도착한 후 입국 수속을 밟았다. 대마도에 있는 도자기 작업실은 코지마 미노리상이라는 여선생님이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면서 일본의 도자기 소지와 유약 그리고 도자기의 발달 과정을 상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이후 교류 및 전시에 대한 세부적인 얘기를 나누면서 내년 2006년 8월 쓰시마-아리랑 축제기간 동안 도자기 작업을 하는 미노리상과 일본 천연벼루 장인 하라시마상과 교류전 및 전시회를 갖기로 확정지었다. 일본 도자기 작업실을 가보고 한가지 느낀점이 있다면 바로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과 전통성이다. 우리 문화를 지키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천연 벼루 장인인 하라시마상은 “전자산업이 발달된 국가에게 정보가 생명일텐데 왜 인터넷을 사용안하냐”고 묻자 “인터넷을 설치하면 주문때문에 작품에 대한 노력을 기울일 수 없어 좋은 작품을 만들기 힘들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문득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가! 일부 상업에 눈이 먼 도공들은 정성보다는 돈을 앞세운채 예술성과 노력을 도외시 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우리 조상들이 지켰던 명예와 전통은 어디가고 그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채, 상업성에만 몰두하고 있지는 않는지 가스가마에 구워놓고 가마에서 정성들여 구웠다며 관광객과 일본인들에게 아주 비싼가격으로 판매, 서민들과 도자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도자기는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 줄 정도로 거짓말을 앞세우는 사람들은 없는지. 한동안 슬플 정도로 깊은 생각에 빠졌다. 하라시마상에게 우리나라 도자기를 선물하자 그는 “감사합니다!”다며 무릎을 꿇고 수십번 예의를 갖추는 모습도 인상깊었다. 일본의 국보 제1호인 우리나라 막사발 ‘기자에몬이도’를 떠올려 본다. 우리는 보통 가문이나 학벌 그리고 재산의 정도를 들먹이면서 자랑을 하지만 일본인은 집에 간직하고 있는 그릇으로 자부심을 느끼지 않는가. 이번 견학을 통해 물질 보다는 정신이 앞선 일본인들에게 배울점이 많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철저한 시간과 약속 지키기 등 계획성있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본받을 만한 것이었다.일본은 실기 사진과 더불어 만드는 과정과 결과까지 일반인도 알 수 있도록 체계화시켰으며 도자기 관련 서적이 한가정에 한 권 정도는 책장에 있었다. 장인 하라시마상의 부인인 니에코상은 대마도에서 수집한 자료를 나에게 선물로 주면서 “열심히 노력하세요!” 라는 인사를 했다. 우리나라 일부 도예가들은 한가지 유약과 재료를 통해 이론적인 정립보다는 그저 물질에 억메어서 하루에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또한 작품적인 것보다는 기능과 모방을 통한 작업활동을 하다보니 이론적인 서적하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는 후세 도예가들에게 전통적이고 현대에 맞는 도자기를 전수하지 못하고 그저 기능적인 면만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일본을 다녀와서 여러 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의 도자기를 만들어도 예술성, 전통성, 현대 지향적인 작품을 만들 것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깝게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장작가마에서 구웠다고 밥그릇 하나에 10만원을 받는다면 서민들이 어떻게 사용하겠는가! 나는 조선내화(주)에서 협찬예정인 내화 벽돌이 확정이 된다면 8월 중에 장작가마를 지어 저렴하고 예술성과 창조적인 도자기를 만들어서 서민들도 우리 도자기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 도자기 보급화에 힘쓰고 노력할 것이다.또한 지역에서 도자기를 하는 사람으로써 광양에도 이런 아름답고 사용하기 편하며 전통과 현대가 가미된 도자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고 대마도에 널리 알리고 싶다. 더불어 하라시마상과 코지마 미노리상을 초청해서 광양과 대마도를 오가며 상호 교류 및 전시를 계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또한 광양의 대표적 축제인 매화 축제를 계기로 상호 전시 및 교류를 하기로 약속했으며 광양의 우수성과 전통성을 널리 알리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입력 : 2005년 0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