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 [시장선거 분석] 앞서가던 김재무…왜 졌을까
발행인칼럼 - [시장선거 분석] 앞서가던 김재무…왜 졌을까
  • 김양환 기자
  • 승인 2022.06.07 08:30
  • 호수 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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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환 발행인
김양환 발행인

역시 이번 선거에도 광양시민은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 민선 5기부터 시작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8기까지 내리 4번째다. 민주당 텃밭에서 계속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은 어느 때보다 민주당 후보인 김재무가 당선될 것이란 예측이 무성하면서 선거전이 시작됐다. 이런 예측은 선거기간 초반 여론조사에서 김재무 후보가 넉넉히 앞서가면서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모 지역신문이 5월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재무가 정인화를 15% 앞선 결과가 나왔다. 몇일 뒤 발표된 MBC여론 조사에서도 김재무가 5% 정도 앞섰다. 하지만 여론조사 발표 금지 바로 전 실시한 조사에서는 1%로 이내 박빙의 결과가 발표되면서 정인화가 김재무를 따라 붙는 형국이 됐다. 

이런 여론조사에 따라 두 후보의 결과는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약 14%의 큰 차이로 정인화가 승리했다. 개표초반 사전투표함을 열면서 일찍이 승패가 결정됐다. 사전투표에서 김재무 고향인 태인동 등 한 두 곳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구에서 정인화가 앞서면서 승부는 쉽게 끝났다.

김재무의 패배와 정인화 당선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민주당의 공천과정에서 다양한 불만이 나오면서 반 민주당 여론이 일었고, 특히 이용재와 최종경선 불협화음이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민주당은 원팀을 강조했지만 실제로 원팀은 만들지 못했다. 경선에 배제된 일부 시도의원 후보의 무소속 출마도 영향이 있었다. 이런 상황은 전남 곳곳에서 일어났고, 가까운 순천시장 무소속 후보의 강세는 광양에도 영향을 줄만했다. 또 24일 치러진 선관위 주관 후보자 토론회의 공방이 정인화 우세로 여론화 되면서 중도층이 정인화로 이동했다는 평가에도 힘이 실린다. 정인화의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못한 김재무의 장면들이 SNS를 통해 전달되면서 막판 여론이 정인화 쪽으로 몰렸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와는 별개로 정인화의 개인적 평가도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행시 출신으로 광양시 부시장 등 다양한 행정경험은 물론이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은 일반 유권자의 선택에 결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공무원이었던 정인화는 민선 6기 지방선거 시장에 출마했으나 낙선하자 2년 뒤 20대 총선에 국민의당을 달고 출마해 3선의 우윤근 민주당 의원을 누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했으나 민주당 서동용 의원에게 패하는 등 굴곡의 정치활동을 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일찍 여론은 김재무가 좋으나 바닥민심은 정인화라는 말들이 무성했다. 결국 정당이 아닌 인물론이 우세한 결과다.

김재무는 아킬러스건이었던 전과기록은 어느정도 동정론으로 극복했지만, 반 민주당 기류에 따른 무소속 강세와 입법 행정 경험을 내세운 인물론에 세 번째 도전에도 꿈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이번 선거의 정인화 당선은 곧 서동용 국회의원의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도,시의원은 민주당이 대부분 당선됐지만 시장 자리를 무소속에 내주면서 당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와 함께 2년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내의 도전과 시민 마음을 얻어야 하는 두가지 숙제가 앞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