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미술관이 있는 광양오일장
[문화칼럼] 미술관이 있는 광양오일장
  • 광양뉴스
  • 승인 2023.04.30 14:56
  • 호수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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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북구 /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허북구 / (재)나주시 천연염색문화재단 운영국장

문화·예술 분야는 공공성과 공익적 기능이 있으며 지역의 문화 수준 향상에 기여한다. 문화예술 시설은 문화·예술 관련 산업의 수요 환기, 지역의 방문 집객 효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공헌한다(허북구. 2017. 지역문화를 살리는 박물관 경영 마케팅 길잡이. 중앙경제평론사). 

문화시설인 미술관 또한 지역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며 ①시민의 예술문화 감상 기회 제공 ②시민의 예술문화 활동의 장 제공 ③아티스트의 창조 활동 지원 ④시민과 아티스트, 시민끼리, 아티스트끼리의 교류 계기 마련 ⑤예술문화를 통한 인재 육성, 마을 만들기 활동의 지원이 있다. 이중 ①-③은 예술문화진흥기능이며, ④와 ⑤는 예술문화를 통한 지역진흥기능 역할이 있다(筒井隆志. 2012. 経済のプリズム 104:11-26.).

문화 예술기관의 지역 진흥 효과는 관람객의 소비 활동, 미술관의 예산 지출에 의한 단기적인 경제효과가 있으며, 교육효과를 통해 중장기적인 새로운 수요 창출에 기여한다. 문화 예술기관의 경제적인 효과는 대도시에 있는 큰 규모의 기관이 근무 인원, 시설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대도시의 대형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예산이 많고, 공연, 전시회 등의 수요가 많아 열심히 해도 그 효과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지방의 작은 도시는 인구 규모가 작으므로 문화기관의 활동이 부각되어 지역민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도, 비판받는 것도 쉽게 된다. 그러므로 일정한 성과를 내면 그것이 지역의 특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 외부로 알려져 방문객 증가, 교류 인구의 확대로 이어지며, 그 일이 지역 주민의 정체성으로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전남도립미술관은 주목도가 높고, 활동 정도가 시민들에게 쉽게 노출될 수 있으며, 광양을 대표하는 문화시설이라는 위치와 책임감이 있다. 운영 주체는 전남도라고는 하나 설립 과정에서 광양시의 예산이 지원된 만큼 지역민들의 관심도가 높고, 기대하는 것도 많다.

전남도립미술관 측에서는 이러한 상황 자체가 부담이 될 수가 있다. 광양시 또한 지역 여론 등을 감안 할 때 미술관을 광양시로 유치한 것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손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르주 루오의 특별전처럼 거장의 작품을 자주 전시한다고 해서 위의 ④와 ⑤의 예술문화를 통한 지역 진흥이 순조롭게 되는 것은 아니다. 

미술관이 고유의 목적을 성취하면서도 지역 진흥을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에 맞게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광양시 또한 문화, 관광 정책과 연계해야 한다. 가령, 광양오일장은 물건의 매매 기능뿐만 아니라 관광시장으로서의 인기가 높아 젊은이들의 방문도 많은 곳이므로 이를 전남도립미술관과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전남도립미술관과 오일장은 가까우므로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고 오일장에서 시장을 구경하고 분식을 먹는 재미를 하나의 상품으로 할 수가 있다. 이것은 장날에 미술관의 입장권 할인, 장날에 맞는 작품 전시, 오일장에 나온 어르신들의 미술관에서 작품 감상 등 시민의 문화생활에 기여함은 물론 다양한 화젯거리를 만들고, 홍보하는 것에 의해 장날과 미술관을 매개로 광양 방문객을 늘릴 수가 있다. 따라서 광양시에서는 ‘미술관이 있는 광양 오일장’ 등 지역을 위해 전남도립미술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