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지자체-지역언론’ 거버넌스 체계 구축 필요
‘언론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 지역신문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쉽지 않을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의 ‘2023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속 ‘뉴미디어시대, 지역신문 혁신 방안 모색’이란 토론회가 그것이었다.
이 토론회는 지난달 27일 우석대학교 전주캠퍼스 교양관에서 열렸다. (사)바른지역언론연대와 지역신문발전기금 주간지 우선지원 선정사협의회가 후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천현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전 전문위원은 ‘지속가능한 지역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 정책 방향 모색’으로 첫 발제를 맡았다.
그는 지역신문발전법 제정 이후 2005년부터 이어진 지역신문 지원 사업의 흐름부터 짚었다. 이어 우선지원대상 지역신문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독자들이)지역신문의 사회적 역할 평가에 대체로 긍정적이었다”라고 소개했다. 독자의 90%가 지역신문에 대한 공적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했노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천 전 위원은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약 2200개(전체의 4분의 1 수준)의 지역신문이 문을 닫은 ‘뉴스의 사막화 현상’을 겪었으며, 그 뒤로 ‘공익의 지역 저널리즘’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도 알렸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지역언론에 광고하는 중소기업에 세금 공제 혜택 △지역언론 기자 채용에 대한 지원 △지역언론 구독 또는 후원 시 소비자 보조금 지급 등을 꼽았다. ‘지역 뉴스 바우처 사업’도 제안했다.
이날 두 번째 발제의 주제는 허찬행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와 김선영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강사가 공동으로 맡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지역신문의 동향: 미국, 유럽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자구 노력 사례를 중심으로’였다.
이들은 “코로나19가 미디어 이용자들의 이용 습관을 크게 바꿔 놓았다”라고 진단하면서 “레거시 미디어의 재발견이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레거시 미디어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적인 대중 매체를 뜻한다.
허찬행 교수는 이와 관련한 미국, 독일, 영국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신문사도 디지털과 영상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뚜렷하게 나아가고 있다”며, “방향 전환을 일찍 한 곳은 코로나19 시기를 그나마 잘 넘겼고, 그렇지 않은 곳은 타격이 컸다”라고 말했다.
김선영 강사는 “일본의 사례를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일본신문협회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기준 전년 동기 신문사별 판매 부수’ 자료에 따르면 전국지가 평균 7.8% 줄어드는 동안 지역지는 평균 4.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는 “부수 감소 폭이 전국지보다 지역지가 더 작다”라며, 일본 지역신문의 ‘지역 밀착형 기사’ ‘독자 주문형 보도 방식’을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발제가 끝난 뒤에는 안차수 경남대 교수의 사회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최종길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 소장, 심규상 오마이뉴스 기자, 우희창 충남대 교수, 이서현 제주대 교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