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 활성화 간담회 성과는?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 활성화 간담회 성과는?
  • 광양신문
  • 승인 2006.10.20 18:06
  • 호수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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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직항로 스케줄 신선농산물에 맞춰 달라 요구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 도내 농산물 유치기능 키워야

농산물 수출주체들 광양항 활성화 발 빠른 대응 ‘눈길’

광양항 대일 직항로가 개설됨에 따라 광양항을 통한 전남도내 신선농산물의 대일 수출길이 활짝 열리게 될까? 그에 대한 답은 그리 밝지 못하다. 왜일까? 여러 가지 문제가 중첩돼 있지만 우선 당면한 문제는 현재 장금상선(주)의 직항로 운항 스케줄이 신선농산물을 운송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데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8일 오후 3시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에서 열린 ‘대일 직항로 개설에 따른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 활성화 방안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기관 공무원들의 토론을 통해 확인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광수 전남도 경제통상과장을 비롯해 광양시(농업기술센터, 항만물류과), 수출센터 운영주체(ALP-KS무역상사, 광양원협), 전남무역사장, 전남 파프리카생산자협의회장, 농수산물유통공사광주전남지사장 등이 참석했고, 이들은 어떻게 하면 대일 직항로 개설 계기를 광양항 활성화로 연결시킬 것인지를 놓고 2시간 30분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대일 직항로에 투입된 장금상선(주)의 ‘SS울산호’의 운항스케줄이 신선농산물 수출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현재의 스케줄을 변경해줄 것을 장금상선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신선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라서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농산물수출과 관련해서는 첫 기항지인 하카다항까지의 소요되는 운송시간이 얼마며 하역시각이 언제냐가 전남의 신선농산물을 광양항으로 유치하는데 필요한 핵심사항이라는 것이다.

광양~하카다항간 스케줄이 중요

장금상선(주)의 운항스케줄은 매주 수요일 밤 11시 광양항을 출항해 목요일 오후 1시에 일본 내 첫 기항지인 하카다항에 입항한다. ‘SS울산호’의 2항차 출항시각은 일요일 낮 12시, 하카다항에는 월요일 오전 8시에 입항한다.

신선농산물 수출주체들은 “신선농산물은 최단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전달되어야 하므로 일본 내 당일 배송이 가능하려면 늦어도 당일 오전 9시 이전에는 하역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SS울산호’의 1항차는 농산물수출과 거리가 멀다. 2항차에는 하카다항에 월요일 오전 8시에 입항하기 때문에 신선농산물의 하역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 때의 문제는 광양항 출항시간이 일요일 낮 12시여서 신선농산물의 선적에 적합하지 않은 점이다.

신선농산물은 산지수집→예냉→선별→포장→선적까지의 과정이 전날 밤 또는 새벽부터 그날 오후까지의 작업공정이 1일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낮 12시까지 선적을 마쳐야 하는 것은 농산물 작업공정과 맞지 않아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항차 중 1항차만이라도 신선농산물의 수출에 맞춰달라는 게 수출업체들의 요구였다.

이에 대해 장금상선 관계자는 선박운항 스케줄은 수많은 제약요소들 속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기상악화 등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여유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운항스케줄을 당장 바꾸기는 어려우며 스케줄을 새로 조정할 수 있는지 본사에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SS울산호’가 하카다항까지 가는데 14시간이나 소요되는 것에 대해서도 참석자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장금상선 관계자는 보다 속도가 빠른 큰 배로 대체할 수 있으려면 그에 맞는 물동량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물동량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광양수출물류센터 기능보완

이날 간담회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전국 2곳의 농산물수출물류센터(마산항, 광양항) 중 한 곳인 광양농산물센터가 광양항의 농산물수출 물량을 확충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광양농산물물류센터가 그동안 부산항이나 마산항으로 보내지던 호남권 신선농산물을 전량 광양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제기였다.

이에 대해 전남도와 전남무역, 그리고 생산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광양센터의 운영체계와 시설을 보완하고 물류센터 이용 인센티브제 또한 보완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현재 5년간 운영주체로 광양시와 계약을 맺고 있는 ALP-KS무역상사와 광양원협 컨소시엄뿐만 아니라 다른 수출업체도 물류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운영주체가 독점하도록 돼 있는 광양시의 관련조례를 개정하고 협약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활용하지 않고 있는 230평의 배송장에 파프리카 선별기를 추가로 설치해 다른 업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모든 수출농산물에 대한 물류비 지원 인센티브도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를 거쳐 광양항을 통해 수출하는 농가와 수출업체에게만 지원함으로써 수출농산물의 광양항 이용을 강제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의견은 현재 기득권을 가진 ALP-KS무역상사와 광양원협 컨소시엄 관계자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지난 1년간 센터를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는데 그런 성정에 대해서는 전혀 배려하지 않고 협약까지 들먹이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맞섰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을 이끈 윤광수 도 경제통상과장은 “기득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진화했다. 그는 또 2007년 추진계획인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 2단계 조성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는지 전남도와 광양시가 함께 알아보자고 제안했다.

생산~하역 일관시스템 구축이 관건

이날 토론회의 의미는 대일 직항로 개설에 따라 전남도내 신선농산물을 광양항을 통해 수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함으로써 광양항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농민과 수출업체, 광양농산물수출물류센터, 해운선사 등 모든 주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함께 고민했다는 데 있다.

이날 간담회의 최대 성과는 물류비 절감효과를 바탕으로 전남도내 신선농산물을 광양항을 이용해 수출하는 일관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어렴풋하게나마 확인한 것이었다. 농가(생산)→수집→예냉→선별→포장→수출 전 과정이 광양항을 통해 이뤄지는 일관수출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도출한 것만도 이날 간담회의 소중한 성과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남 농산물의 공동브랜드를 개발한다면 전남 농산물의 브랜드 파워도 높일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전남의 수출농업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토론결과 도출된 과제들에 대해 주체별로 대안을 모색하는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자고 합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비록 뚜렷한 해결책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대일직항로를 개설한 계기를 광양항 활성화로 연결시키기 위한 발 빠른 대응을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충분하다.
 
입력 : 2005년 08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