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인가, 행정 사무감사인가
업무보고인가, 행정 사무감사인가
  • 이성훈
  • 승인 2009.01.21 18:23
  • 호수 2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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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시의회 올해 첫 임시회가 지난 20일 끝났다. 이번 170회 광양시의회 임시회는 지난 12일 개회, 8일간 열렸으며  집행부는 2009 업무보고회를 갖고 의원들에게 올해 사업추진할 사업을 각 실과소별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업무 보고회는 보고회라고 할 지, 행정사무감사라고 할지 모를 정도로 운영에 있어 커다란 아쉬움을 남겼다. 한 가지 사안을 놓고 마치 감사하듯이 꼬치꼬치 지적하고 있는 의원들을 보면서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지 지나치게 오버하고 있는지 고민스러웠다.

지난 16일 총무위 회의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업무 보고회에서 오전에는 기획예산담당관과 감사평가담당관 두 곳만 이뤄진 후 11시 30분 정회가 선포됐다. 문화홍보담당관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점심 이후로 미룬 것이다.

결국 업무 보고를 위해 오전부터 밖에서 대기하던 문화홍보담당관이나 정보통신담당관은 기다리는 것으로 오전 시간을 고스란히 날렸다. 총무위는 보통 2시에 속개하는 것을 시간을 앞당겨 오후 1시 30분부터 문화홍보담당관을 시작으로 보고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보고회 시간은 줄어들 지 않았다. 1시 30분에 시작한 문화홍보담당관 업무보고는  세시가 넘어서야 끝난 것. 주된 사안은 문화원사 이전과 원도심 활성화에 관한것이었다. 이 사안은 그동안 지역에서 계속 이슈가 됐었다.

그런데 보고회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마치 행정사무감사인 듯, 의원들과 집행부의 설전은 이어졌다. 이는 오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한 가지 사안을 두고 뚜렷한 해법은 찾지 못한 채 지난 12월 행정사무감사나 언론에서 계속 지적되어 왔던 것을 되풀이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정현완 총무위원장은 “원도심 활성화 조례안에 대해 기존의 읍에만 국한되던 것이 광영동과 태인동 주민들도 해당 지역 활성화를 추진해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이 들어왔다”며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총무위와 집행부가 갑론을박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회에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보고회는 보고회로 끝나야 한다. 이번 집행부 보고회는 의회에 의무적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의회는 청취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돼야 하는 사안이다.

특히 이번 보고는 지난해 승인이 확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의원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예결특위에서 각 실과소의 예산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각 사업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했음은 뻔하다. 결국 이번 보고는 의회가 예산을 승인한 것을 토대로 설명하는 것으로 실과소 사업마다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대략적으로서 알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황이 이럴진대 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해당 지역에 추진될 사업에 대해 마치 무엇을 캘 것처럼 집행부를 집중 추궁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해답이 나왔다면 이해한다. 그러나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선에서 업무 보고회는 마무리 되는 것이 현실이다. 특정 부서에 과다한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일부 부서는 별다른 이의 없이 금방 끝난 경우가 있었다.

업무 보고회가 이렇게 늘어지고 본연의 성격을 벗어난 원인에는 무엇보다도 위원장에게 책임이있다. 위원장이 사안을 보고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데 이번 보고회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앞으로 각 상임위 위원장은 원활한 회의를 진행하기 위해 좀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질문이 늘어지고 반복된다면 위원장 권한으로 제지를 해야 한다.

기자는 그동안 기자 수첩과 기사를 통해 수차례 집행부와 의회의 과도한 시간 사용에 대해 지적한 적이 있다. 제발 좀 귀중한 시간을 알뜰히 사용하길 바란다. 그리고 의원들은 회의 성격에 맞는 질문을 심사숙고해서 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