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문화, 변화를 기대하며
인맥 문화, 변화를 기대하며
  • 광양뉴스
  • 승인 2009.01.21 18:32
  • 호수 2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진영재 한려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지난 20일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오바마가 취임했다.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정치권에서는 ‘오바마 인맥 찾기’에 나섰다. 국제관계 속에서 새 대통령에 대한 부담감,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의 특수성에 비추어 있음직한 반응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국제정치의 큼직한 문제들을 ‘인맥’만으로 풀수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기대할 만큼 우리 사회에는 ‘인맥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지금껏, 어쩌면 그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말이다.
우리의 생각처럼 인맥만으로 국제정치의 큼직한 문제를 풀려 할 만큼 미국이 그렇게 호락 호락한 나라인가. 클린턴 정부였던 1994년 6월, 영변 핵시설 폭파를 빌미로 한반도 전쟁이 유발될 수 있었던 병력증강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 나라가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우리 사회처럼 미국사회, 어쩌면 어느 사회에서든 인맥이 중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맥문화와는 다르지 않은가. 우리의 인맥문화가 지극히 폐쇄적이고 과거지향적인 ‘인맥찾기’라면 또 다른 사회의 인맥은 참여와 협력에 바탕을 둔 미래지향적인 ‘인맥 만들기’가 아닐까 싶다. 인맥찾기와 인맥만들기, 역동적인 국제질서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되짚어 볼 일이다.

인맥찾기식 해법의 선택은 비단 국제관계에서만의 문제는 결코 아닐 듯하다. 우리 앞에 놓인 난제를 해결할 때 관행적으로 ‘인맥 찾기식’ 해법을 선택하고 있고, 정치활동 과정에서 무슨 무슨계와 같은 파당적 틀 또한 인맥찾기식 해법의 연장선이 아닐 수 없다. 인맥찾기와 인맥만들기, 우리 사회에 던진 그 메시지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전체 사회구성원의 참여와 소통이 달절된 의미를 짙게 깔고 있는 인맥 찾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참여와 협력 그리고 ‘인맥 만들기’를 통해 저 만치 앞서 가는 사회와 우리의 모습을 냉철하게 비교해 볼 일이다.
과거지향적인 인맥찾기에 열정을 쏟기보다 미래지향적인 인맥 만들기에 전력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에 대한 새삼스런 깨달음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도 이러한 점은 다를 수 없을 듯하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문제를 풀어내는데 있어 ‘인맥 찾기’를 통해 해결하고자 함이 우리의 머리 속에 은연 중에 깔려 있다.
물론 이러한 해법이 늘 통할리 없고, 그를 통해 인맥 만들기식 해법이 더 바람직함을 깨닫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맥 타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아직 뿌리 깊음도 엄연한 현실이다.

인맥 만들기식 국제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오마바 대통령 취임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음과 같은 인맥 찾기식 해법이 극복 될 때 우리 사회에서 희망을 엿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옛말에 진실은 통한다 하듯, 국제관계에서 페인트모션에 말려서도 안 되겠지만, 서로의 진실을 보여주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인맥 만들기식 접근이 필요한 때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