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로 ‘부농의 꿈’ 착착 진행
최고 품질로 ‘부농의 꿈’ 착착 진행
  • 박주식
  • 승인 2009.02.04 18:57
  • 호수 2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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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강 친환경부추작목반…13농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농한기에 접어든 겨울이라 하지만 농부들은 쉴 틈이 없다. 시설하우스로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들은 오히려 겨울일손이 더욱 바쁘기만 하다. 그동안 진월과 진상, 광양읍 등지에서 주로 해왔던 시설하우스단지가 최근엔 봉강면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봉강면이 지난 2006년 주민소득사업의 일환으로 부추 생산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다. 봉강면은 그동안 소규모 노지 재배만 해오던 우리지역에서 시설하우스를 통해 대량 부추 생산에 나서 부농의 꿈을 일구고 있다. 백운산아래 청정지역인 봉강은 맑은 물과 공기, 물 빠짐이 좋고 영양분이 풍부한 토질로 부추 재배엔 안성맞춤이다.

봉강지역의 겨울 부추 재배가 처음부터 순탄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지역에선 생소한 부추재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민들이 미심쩍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농 봉강을 실현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했던 허일섭 봉강면장이 주민 설득에 나섰고 첫 겨울부추 재배에 9농가를 참여시켰다.

허일섭 봉강면장은 “우리농업은 누가 돈을 벌었다 하면 너도나도 몰리는 쏠림현상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지역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작목이 뭔지를 찾아내고 이를 대단위로 집중 육성 한다면 농촌도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 면장은 봉강이 부추재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고, 부추가 기능성 식품으로 수요가 무궁하며, 특히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고 재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려 부추 재배를 결심했다.

겨울부추, 봉강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작물

이렇게 시작한 부추 재배는 첫 해 4억4300만원의 소득을 올려 농가당 3400만원이라는 개가를 올렸다. 가능성을 확인한 부추재배 농가는 2007년엔 저농약 친환경인증까지 받아 본격적인 겨울부추 생산 확대에 나섰다.

광양읍에서 식당하다 쉬고 있던 중 면에서 부추농사를 함께 해보자는 제안에 선뜻 나섰다는 허상구 봉강부추작목반장은 “첫해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래서 생산면적을 늘리고 참여 농가도 확대해 지금은 13농가가 자신감을 갖고 부추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봉강부추는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연작에 따른 피해가 없을뿐더러 청정지역에서 최상품으로 생산되고 있어 도매상에서 최고시세를 받고 있다. 현재 봉강부추는 인천과 부평의 도매 시장으로 전량 판매되고 있다. 이튿날 새벽장이 없는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1.5톤(10kg 박스 100~150개)의 부추를 출하하고 있는 봉강부추작목반은 그래서 겨울이 더욱 바쁘기만 하다.

겨울 부추농사는 11월에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이어진다. 겨울엔 출하 시까지 생육기간이40여일이 소요됨에 따라 한 하우스에서 5번의 수확이 가능하다. 봄부터 가을까진 많은 물량을 생산 할 순 있지만 노지에서도 부추가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이 싸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생산을 중단한다. 그래서 5월~11월은 부추를 잠재우는 관리기간이다. 허 반장은 “부추도 잠을 자야 한다. 그래야 영양분을 저장했다가 겨울에 한껏 성장 할 수 있다”며 “여름엔 풀을 매고 거름도 주며, 쓰러지기 전에 일정한 크기에서 부추를 잘라내면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봉강부추는 가장 큰 애로가 병해충 문제다. 농약을 마음대로 치지 못하기 때문에 환기를 통한 습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 또 병해충에 강한 부추로 키우기 위한 토양관리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곰팡이병(백낙)등 발생한 병을 다스리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친환경 약재를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허 반장은 “친환경 유지를 위해 약을 절반만 사용하다 보니 병을 잡기 힘들다. 그나마도 검증된 약이 부족한 실정이다”며 “개인별로 하고 있는 친환경 약재 제조를 작목반 공동으로 할 수 있는 공동 제조시설 지원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공동퇴비사 마련으로 상품 규격화

부추는 타 작물에 비해 많은 퇴비를 많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현재 퇴비 보조는 포대에 담겨있는 규격화 된 것만 보조가 될 뿐 자연퇴비는 보조가 되질 않고 있다. 허용호 총무는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재배되는 봉강부추는 많은 거름을 필요로 한다”며 “만든 퇴비는 영양분과 거름기가 적어 농장에서 나오는 질 높은 퇴비를 사용하는데 이에 대한 보조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작목반은 논을 임대해 퇴비를 모아두고 필요에 따라 각각의 시설로 운반 하고 있다. 그래서 퇴비를 담을 수 있는 기계만이라도 지원이 됐으면 하는 것이 작목반의 희망이다. 퇴비는 작물의 생육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상품의 균일화에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특별히 재배 조건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똑 같은 퇴비로 부추를 재배한다면 생산된 부추도 상품성이 같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공동 판매를 위해선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다. 그동안 꾸준한 작목반의 요청에 따라 다행히 올해 시 예산을 배정받아 공동퇴비사가 마련된다.

봉강친환경 겨울 부추는 적어도 판매에 대한 걱정은 덜 하다. 뛰어난 상품성으로 곳곳에서 납품을 요청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아직까진 생산자들의 선택에 따라 납품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턴 수요의 다양화에도 노력한다는 게 작목반의 계획이다. 부추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식당이나 김치장 납품 등을 통해 봉강부추의 소비를 지역 내에서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이다.

허용호 총무는 “봉강부추재배가 4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시민들로부터 우리지역에 친환경부추를 생산하는 곳이 있다던데 그곳이 어디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본다면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