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질 좋고 맛있는 고사리 생산해요”
“가장 질 좋고 맛있는 고사리 생산해요”
  • 박주식
  • 승인 2009.03.25 21:55
  • 호수 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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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

예로부터 고사리는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먹거리로 사용되어 왔으며, 제사상에도 꼭 오르는 중요한 품목이다. 전국 어느 곳에나 토질에 관계없이 한번 심으면 5년 이상 장기간 수확이 가능한 식물인 고사리는 최근 광양시의 밤 대체 작목 전환사업에 따라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우리지역은 따뜻한 날씨와 햇볕, 양질의 토질로 물 빠짐이 양호하고 경사지로서 고사리를 채취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고 있음에 따라 농가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백학동에서 친환경 고사리를 재배하는 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
광양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은 지난 2007년 진상면 황죽·비평·지원·어치리의 9농가가 모여 결성된 작목반이다, 이들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고사리 채취를 밤 대체 작목 전환사업으로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작목반을 결성해 공동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친환경 인증은 다른 농작물에 비해 비교적 수월했다. 예전부터 고사리엔 약을 치지 않았으며, 밤 산에도 농약을 친지가 오래되 확대 조성된 고사리 재배지에 대한 무농약 친환경 인증을 쉽게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서병태 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 대표는 “그동안 고사리는 늘 친환경으로 재배해 왔지만  최근 들어 친환경 인증여부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크게 달라짐에 따라 앞으로 많이 생산해 판매하기 위해선 반드시 친환경인증을 받아야 되겠다 싶어 인증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백운산 친환경 고사리는 향이 좋고 부드러우며, 굵으면서도 특유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으로 전국 최고 품질로 꼽힌다. 고사리를 꺽는 시기 또한 다른 지역과 달리 고사리 길이를 늘려 꺾지 않고 부드럽게 잘 끊어지는 적정시기(10~15cm)를 선택해 수확함으로써 상품의 만족도를 더하고 있다.

서 대표는 “우리지역은 양질의 토양과 햇볕으로 고사리 재배의 최적지이기도 하지만 농가들이 적기에 꺾으면서 더욱 맛을 좋게 한다”며 “이런 정성으로 재배된 백운산 친환경고사리는 입에 들어가 씹히는 맛부터가 틀리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동안 견학을 많이 다녀보고 다른 지역의 고사리도 많이 먹어 봤지만 우리지역 고사리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맛이 난다”며 “그래서 언제나 최고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은 생산자가 우선이 아닌 소비자 우선

이처럼 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이 생산해 내는 고사리는 상품성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그동안 백운산 친환경고사는 일반재배 고사리와 친환경 인증 고사리를 따로 구별해서 판매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턴 ‘백운산 고사리’ 친환경인증 스티커를 붙여 제품 차별화를 통해 가격을 올려 받겠다는 계획이다. 또 상품을 상·중·하로 구별하고 개별포장을 해서 상품을 보다 고급화해 출하한다.

이와 함께 상품의 다양화도 함께 추진한다. 싱싱하고 오래 갈수 있도록 진공포장을 통한 생고사리 제품과 소비자가 쉽게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100g 단위 소포장 상품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서 대표는 “계속해서 고사리 재배 농가가 늘고 있지만 친환경 인증을 받아 제대로 재배하면 판로는 지장 없을 것”이라며 “농산물은 생산자가 우선이 아니라 소비자가 우선인 만큼 생산자위주의 판매가 아닌 소비자를 위한 소포장 판매에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무농약 친환경인증 총면적 14만2202㎡에서 매년 2800근(600g)의 마른고사리를 생산해내고 있는 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 모든 것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듯하지만 농가들의 힘듦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맘때부터 6월 초까진 이틀에 한 번씩 산에 올라야한다.

잎이 피어버리면 상품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에 두 달간은 산에서 살아야 한다. 특히 고사리가 자생지가 대부분 밤나무 재배지였던 지형이 가파른 경사지다 보니 갈수록 노령화 돼 가는 농가들은 작업뿐만 아니라 운반에 있어서도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황덕현 작목반원은 “비탈진 야산에서 일하기도 힘들지만 채취한 고사리를 운반하려면 힘든 부분이 많다”며 “임도를 새로 개설하거나 이미 나있는 임도를 포장해준다면 농가들에 많은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건조기지원도 작복반원들의 건의사항이다. 자연건조를 원칙으로 하지만 우기 땐 건조기로 고사리를 건조해 보다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운산 친환경고사리 작목반은 비록 지역별로 거리를 두고 생활하고 있지만 모두가 한 가족처럼 돈독한 우애를 자랑하고 있다. 반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서병태 씨를 대표로 정한 작목반은 수시로 만나 고사리관련 공부와 함께 다양한 농업관련 정보를 함께 나누고 있다.

청정 백운산 백학동마을엔 따사로운 햇살을 받고 벌써부터 어린 고사리들이 힘차게 땅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고사리 채취 시기가 온 것이다. 이에 따라 다시 또 한해 고사리 농사를 시작하는 농민들의 발길이 분주히 산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