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공원관리 ‘쇠귀에 경 읽기’
광양항 공원관리 ‘쇠귀에 경 읽기’
  • 박주식
  • 승인 2009.05.21 11:41
  • 호수 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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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년에나 인수받을 계획

엄마 이게 뭐야! 너무 지저분해요” 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광양항 ‘돋을볕 공원’을 찾은 서 모 씨는 화장실에 보낸 아이가 볼일도 보지 않은 채 뛰쳐나와 왜 그러나 다시 들어가 보고는 깜짝 놀랐다. 멋진 겉모습과는 달리 안에는 여기저기 쓰레기가 뒹굴고 있고, 물이 나오지 않아 변기마다 변이 가득한 채 구더기까지 들끓고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못 볼 것을 본 듯 서 씨는 서둘러 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을 빠져 나왔다.

이처럼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는 ‘돋을볕 공원’은 화장실뿐만 아니라 조경수로 식재한 나무들 까지 모두가 말라 죽어 앙상한 가지만이 황량한 공원을 장식하고 있다. 또 이웃한 ‘해누리 근린공원’은 아예 화장실문이 잠가져 있어 이용을 할 수 없으며, 옮겨 심은 나무 지지를 위해 설치된 안정목들이 벌써부터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부러진 나뭇가지 들이 아무렇게나 계속 방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물빛공원의 조형물을 받치고 있는 토사는 빗물에 씻겨 곳곳에 작은 물골이 패이고 있으며 공원 앞에 근사하게 자리하고 있는 광양항 안내시설은 언제 문을 열지 기약도 없이 방치되고 있다. 모두가 시민들에 개방되고도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광양항 동측 배후부지 공원의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광양항 동측배후단지 조성을 마무리하며 29만㎡ 부지에 물빛ㆍ돋을볕ㆍ해누리 근린공원 등 5개의 공원을 준공해 시민들이 친수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2월부터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훌륭한 공원시설을 시민들에 개방하고도 관리주체가 없어 관리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오히려 이곳을 찾는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으며 광양항에 대한 이미지만 깎이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부터 광양항 공원에 대한 관리주체를 서둘러 확정할 것과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우선 화장실에 물이라도 나올 수 있도록 해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것을 수차례 제안했다. 그러나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나 광양시에겐 이 모든 것이 소귀에 경 읽기다.

광양시관계자는 “이후 경감되는 비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공원 관리를 위해선 최소 8억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까지는 여수해양청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만큼 내년에 시에서 인수받아 관리하는 것으로 진행할 계획이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수지방해양청 관계자는 “광양시와 계속 협의를 해 나가겠지만 시에서 받지 않겠다면 구지 광양시에 넘기지 않고 직접 관리하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공원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며 “이처럼 시설을 준공하고도 인수인계가 지연돼 여러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앞으론 애써 광양항 주변에 다양한 시설을 갖추기 위한 노력은 있을 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화장실 통수문제는 조만간 계획을 세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