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제철소, 환경센터 설립 ‘난 몰라’
광양제철소, 환경센터 설립 ‘난 몰라’
  • 박주식
  • 승인 2009.06.10 23:45
  • 호수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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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운영비 지원 불가 표명

상반기 중 설립을 목표로 추진됐던 그린 광양만권환경센터설립이 광양제철소의 현금 재정지원 불가 방침에 따라 설립이 어렵게 돼 센터설립 자체가 무산될 위기다. 9일 광양시에 따르면 센터 설립에 따른 재정지원 요구에 대해 최근 광양제철소가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

광양제철소는 지원이 불가한  이유로 그린 광양만권환경센터가 애초에 목적했던 광양만권에 함께 입주해 있는 기업과 지자체등이 함께 참여하지 않음에 따라, 부담이 가중돼 회사가 어려운 현재 상황에선 운영비 현금지원은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센터가 설립되더라도 큰 틀에서 광양만권의 환경관련 정책적 공유와 논의는 가능하겠지만 지역 주민들의 민원해소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할 것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시와 환경단체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센터설립의 논의 과정에 광양제철소가 함께 참여해 왔고, 아무리 회사가 어렵다고는 하나 센터 운영비 부담조차 못할 정도의 회사는 아니다는 생각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실망스럽다. 센터에서 모든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며 “광양제철소가 광양만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광양제철소가 센터가 운영될 수 있는 기본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스스로가 환경문제의 원인자이기에 당연하다”며 “막상 센터가 설립되면 가장 이득을 볼 광양제철소가 발을 빼는 것은 센터 설립으로 광양만의 환경문제를 공론화하고 함께 풀어보자는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창기 민간환경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떠들지 않으면 무시하는 광양제철소의 행태가 여실히 증명되는 상황이다”며 “언제쯤이면 먼저 나서서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환경문제가 지역의 최대 현안이 됐을 때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약속까지 하고선 여론이 잠잠해지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발뺌을 하는 것은 지역과 함께하는 기업과는 거리가 먼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다”고 말했다.

시와 민간환경단체가 광양제철소에 서운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민간환경단체가 주최한 제14회 환경의 날 행사에 광양제철소 관계자의 참석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민회 주최로 지난 1일 중마 일반부두에서 열린 제14회 바다의 날 행사엔 버스 2대로 직원들을 동원하고 관계 임직원 다수가 참석해 대비를 이뤘다.

김창기 민간환경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바다의 날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환경의 날 행사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던 광양제철소 환경관련 임직원들이 바다의 날 행사에 동원된 것은 너무 민원만을 의식하는 광양제철소의 현주소다”고 꼬집었다.

그는 “광양 지역의 환경오염 주체도 광양제철소이고, 환경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앞장서야할 주체도 광양제철소다”며 “문제해결의 본질은 무시한 채 순간순간 발생하는 민원해결에만 급급해선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그린 광양만권환경센터는 광양만권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단체와 기업, 지자체 간 협력방안 모색 등을 표방하며 이성웅 시장의 공약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처음 계획했던 시한인 지난 연말을 넘기고 결국 올 상반기 설립도 어렵게 됨에 따라 센터설립 자체 무산위기에 따른 광양제철소의 비난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