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일하고파
엄마들은 일하고파
  • 강석태 새삶교육문화원장
  • 승인 2009.10.01 09:43
  • 호수 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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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는 광양만권직업능력개발원(원장 류정호)의 제10 차 취업 연수과정생 선발 면접을 참관할 기회를 가졌었다.
지원자의 다수가 2,30대의 주부들이고, 40대 초반도 더러 있었다. 필자가 거기서 받은 강한 인상은 우리나라 젊은 가정주부들이 얼마나 직업을 갖고 싶어 하는가라는 것이었다. 여성이 이렇게 가사일 외의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추세가 늘고 있는 것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이 사회에서는 여성이 삶의 주동적 지위에 있다가 수렵, 농경 사회로 진입하면서 남녀의 역할분담이 시작되어 여성이 육아와 가사를 맡으면서 집 밖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남성이 사회적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게에 이르러 근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것이 과학의 발달 덕분에 여성이 가사활동에서 해방됨에 따라 여성의 지위가 급속히 향상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우먼파워를 부활시킨 것이 미국의 여성들이었다. 세계가 경제 위기를 맞은 1970년대에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서 미국이 위기를 탈출했던 것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쇄도하여 경제성장률을 향상시킴으로써 극적인 경제 재편에 공헌한 덕택이었다.  당시 미국은 과거 10년간에 창출된 일자리의 3분의 2를 여성들이 차지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남녀 간 교육수준의 격차가 사라지면서 선진국·개도국 구분 없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미국의 경우는 오늘날 전 경제활동 인구 중 여성이 49.8%를 차지하고 있다.
최신호 뉴스위크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전력투구할 시장은 중국. 인도가 아니라 바로 여성이라고 한다.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여성이 벌어들인 소득이 10조 $에 달해 이는 중국(4조 4천억 $), 인도(인도 1억 2천억 $)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웃도는 액수이다.

이와 같은 추세는 불원간 한국사회를 흔들 것이 뻔하다. 필자는 여성들의 생산적 에너지가 얼마나 많이 사장되고 있으며, 그 여성들이 얼마나 절실히 자기 잠재능력을 개발하여 사회에 진출하려는 의욕이 강한지를 개발원 연수 지망자들의 절실한 열망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심각하다. 그들 앞에 거대한 벽이 있다. 남성에 뒤지지 않은 고학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사노동과 육아에만 종사하여야 한다 전 근대적인 삶을 강요(?)하는 시대착오적인 사조가 아직도 온존하고 있다.

공업시대가 남성사회였다면 정보경제시대인 오늘은 여성의 경제적인 업적이 각광을 받아 마땅하다. 그와 같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면서 고학력 여성 군을 가정의 울타리 안에 유폐하도록 하는 사회의 사술을 끊어야 할 것이다. 그 첫 관문이 육아의 짐을 사회와 나눠서 지게 하는 것이다. 필자가 개발원 연수생 선발 면접장에서 절실히 느낀 것이 그것이었다.

선진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이 문제는 사회공동체의 공공의 의무가 아닐까?  각자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오늘의 추세인데, 이래선 귀한 사회자원의 반이 사장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필자는 감히 시 당국의 배려를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