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있어 행복해요”
“아이들과 함께있어 행복해요”
  • 박주식
  • 승인 2009.10.15 09:53
  • 호수 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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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육교사 고계화 씨

“아기 돌보는 게 다들 힘들다고 하지만 전 너무 즐겁고 재밌어요”
성호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늘 아이들과 함께하는 고계화 씨는 “회사생활을 한다면 지금처럼 많이 웃을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며 “아이들을 돌본다고 하지만 그들 때문에 내가 즐거워하는 일이 더 많아 오히려 감사해야 할 상황이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아이들과 어울리다보면 누가 애인지 누가 어른인지, 내가 애가 된 듯한 상황이 많다”며 “짜증나는 경우도 없진 않지만 그보단 즐겁게 웃을 일이 더 많아 행복하다”고 한다.
99년 유아교육과를 나와 순천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교사를 10여 년째 해오던 그가 광양에 새 터를 잡게 된 것은 지난 2월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면서부터다. 직장이 광양인 남편을 따라와 새 보금자리를 꾸미고 일자리도 광양에서 새로 구했다.

“아직도 신혼을 이어가고 있어요. 저희들에겐 신혼기간이 무기한 일 것 같아요” 남편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신랑하고 너무 사이가 좋아 집에 가는 것도, 얼굴 보는 것도 즐겁다”며 “그래서 신랑한테 늘 고맙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결혼과 함께 시작된 광양생활 7개월. 아직 많은 사람을 사귀지 못해 아쉬운 그지만 지난봄 그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한국해비타트 전남동부지회가 무주택서민에게 공급하기 위해 우산리 월파마을에 짓고 있는 ‘사랑의 집’ 입주자 선정위원이 된 것이다.
처음엔 내가 어떻게? 라고 생각했지만 사회 각계각층의 여러 구성원들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 보다 훌륭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주최 측의 설명에 기꺼이 승낙을 했다.

해비타트 입주자 선정위원 활동도

그리고 그는 광양읍권 8가구를 선정함에 있어 입주희망자의 의지와 성실성, 가족의 화목을 평가기준으로 정하고 훌륭히 입주자를 선정해 냈다.

사회복지 분야 중 아동 청소년 상담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미 아동학과 사회 복지를 연계해 공부중이다. 내년엔 대학원에 진학해 더 많은 공부를 할 계획이다.

“웃음은 타고난 천성.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고 씨는 “상담은 자기 스스로를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지만 부지런히 배워서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가치관 정립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또 언젠간 한옥집을 예쁘게 지어 엄마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부모 합동교육시설’을 만들어 뜻이 있는 엄마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있는 그대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보육시설에서 아이들에게 잘해준다고는 하지만 내손으로 키우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일반 어린이집은 이미 결정된 프로그램을 엄마들이 선택해서 따라가지만 교육내용과 식단 등을 엄마들과 상의해서 하는 ‘부모 합동교육시설’은 내 아기를 남에게 다 맡기지 않고 함께 키운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양에 터를 잡았으니 광양에서 계속 살아갈 것이라는 고계화 씨. 무엇보다 많은 사람을 빨리 사귀고 싶다는 욕심이 하루빨리 충족돼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웃음에 중독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