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단골 유지 비결은 ‘친구같은 농장주’
10년 단골 유지 비결은 ‘친구같은 농장주’
  • 광양뉴스
  • 승인 2009.12.17 10:37
  • 호수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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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에 자리한 동화 같은 마을 오버베젤 
매주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와인농장과 연계

유람선이 떠가는 라인강변에 햇살이 쏟아진다. 점심에 곁들여 마신 포도주 덕분에 가을 강바람이 시원하다. 창가마다 붉은 꽃이 핀 레스토랑에서 여유로운 점심을 즐겼다. 레스토랑 주인은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과 직접 구운 빵을 내왔다. 일명 로맨틱 라인이라 불리는 라인강 중류에 위치한 오버베젤.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위치한 이 마을은 탑과 포도주의 도시다.

라인강변을 따라 자리한 마을에는 중세시대 지어진 고성과 교회가 멋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포도나무밭과 말들이 뛰어노는 푸른 언덕이 라인강을 바라보고 앉은 마을 위로 솟아있다. 취재팀이 방문한 농촌체험농가는 독일의 성 중에서도 웅장하기로 유명한 쇤부르크 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해 있었다.

와인농장과 연계,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

(Ferienhof Hardthoehe) 농장주 리타(Rita)씨 가족은 와인농장과 체험농가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이 물려준 180ha 중 절반은 남자형제들이 포도나무를 제배하며 와인을 만들고, 나머지 녹지대에는 소와 말을 키우며 14개의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부터 리타씨 가족이 체험농가를 운영했던 것은 아니다. 1991년 가정사로 갑작스레 부모님의 농장을 물려받게 된 리타씨는 형제가 운영하는 와인농장과 아름다운 오버베젤 경관을 활용할 수 있는 체험농장 운영을 고안했고 농장의 인테리어와 프로그램을 모두 직접 개발했다.

독일농업협회에 속해있는 농촌체험농가 중에서도 비교적 큰 규모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리타씨의 체험농가는 주로 2~3명의 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 단골 고객이다. 40마리의 말 중 15마리가 아이들 체험용이며 카페와 뷰티샵, 와인농장체험, 결혼식장, 세미나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체험농가에 고용된 인력만 해도 30여명, 중소기업 못지않은 규모다.

“매주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요. 특히 토요일 저녁에는 농장을 방문한 모든 손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마련해요. 남녀노소 불문하고 와인을 함께 하며 친구가 되는 시간이죠.”
그녀는 요일별로, 계절별로 색다른 프로그램을 개발해 단골손님도 늘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용요금은 35평 기준 1박에 100유로(약 17만원) 정도다. 

10년 넘는 단골, 손님과의 친분 중시

하늘에 닿을 듯한 푸른 언덕과 향긋한 포도나무밭,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라인강과 중세시대를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도 이곳을 매년 찾는 이유로 충분할 듯하다. 하지만 리타씨는 아름다운 풍경만큼 중요한 건 농장주와 손님 간의 ‘정’이라고 말했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손님들과의 관계예요. 물론 독일에 유명한 관광지가 많지만 손님들이 매년 우리 농장을 찾는 건 저와 친분 때문이에요. 편안하게 자연 속에 쉴 수 있도록 친근하게 대해주는 게 단골 손님 확보에 중요해요.”

시즌에 상관없이 주말이면 항상 100여명의 손님들이 예약되어 있다는 이곳은 주로 농장운영 초창기부터 10여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는 단골이 대부분이라고.

농장 마당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에도 리타씨는 주변을 지나는 손님들과 친구처럼 살가운 대화를 주고받았다. 손님들은 “리타씨와 이제는 친구 같아서 매년 이곳을 찾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주인과 손님을 넘어 친구가 돼 함께 요리를 하고 말을 타고 자연을 즐기는 문화를 만든 것이다. 

미니인터뷰- 농장주 리타 씨

“성공비결은 손님과 친구되기”

리타 씨는 1994년 농장에 민박집을 짓고 직접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대부분 손님들이 단골이기 때문에 매주 프로그램을 개발해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손님들이 각자 취향에 맞게 이용할 수 있는 요가, 사우나, 뷰티 등의 프로그램과 모두 함께 친구가 되어 즐길 수 있는 단체 요리, 말 타기, 바비큐 파티, 와인 파티 등도 마련되어 있다.

매일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민박집인 만큼 청결과 위생에도 각별히 신경쓴다. “얼마 깨끗하게 유지하느냐도 중요해요. 또 주인과 손님의 개념을 넘어 친구 사이로 친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리타 씨는 “아름다운 오버베젤의 자연 풍경만큼 중요한 건 손님과의 친분”이라며 “대부분 고객들이 10년 이상 찾고 있는 단골”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단골 손님 크리스티아나(호프하임 거주, 49) 씨

“자연 속에서 아이들 마음껏 뛰어 놀아”

가족과 함께 주말을 즐기로 왔다는 크리스티아나 씨는 13년 째 리타씨의 농장을 찾고 있다.
“큰 아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 신문에서 보고 처음 왔었어요. 아름다운 주변 풍경부터 모두 좋은데 특히 아이들이 어딜 가는 지 걱정하지 않아도 돼서 좋아요.”크리스티아나 씨는 농장이 자연 속에 위치해 아이들이 노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남편과 자신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녀는 “이제 리타씨 아버지의 생일파티에 초대될 정도로 친해졌다”며 “이제는 친구네 놀러 오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아들들은 농장에 풀어 놓은 산양과 놀거나 잔디밭에 마련된 탁구대에서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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