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회원농가 인증 심사로 경쟁력 확보
까다로운 회원농가 인증 심사로 경쟁력 확보
  • 광양뉴스
  • 승인 2009.12.17 10:43
  • 호수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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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개 항목 농가 객실별로 3년마다 점검 농가의 새로운 소득 창출, 색다른 관광상품으로 각광

지속적이고 까다로운 인증 심사
체계적인 회원농가 관리로 경쟁력 확보

독일의 농촌체험관광은 프랑스에 비해 약간 늦은 1960년대 후반 바이에른 주에서 발전되기 시작했다. 농업에 관광을 접목시킨 ‘바이에른의 길’이라는 정책이 독일의 남부지역인 바이에른 주에서 처음 시작됐다. 현재 독일에서는 ‘농가에서 휴가를’이라는 그린투어리즘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있다. 독일의 농촌체험관광과관련된 다양한 조직 중 핵심기구는 2만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농업회(DLG)다. 1885년 설립된 독일농업협회는 2001년부터 농촌체험관광 업무를 시작했다. 농촌체험관광 업무는 크게 홍보책자 등을 발간하는 출판사와 2만여명의 회원을 관리하는 업무로 나뉜다. 홍보와 회원관리가 주된 업무인 셈이다.

특히 협회는 농촌체험 농가들의 민박상품을 규격화하고 품질을 통일시켜 협회 인증 민박을 육성하고 있다. 협회가 식량농업부 정보서비스협회(AID)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농촌민박프로그램인 ‘농가에서 휴가를’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용객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협회가 품질을 인증한 농가만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협회는 회원 농가마다 협회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기본규칙에 따라 각 지역의 담당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해 부여하는 데 인증의 유효기관은 3년이다. 즉 3년마다 심사를 진행해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확인, 관리하는 것이다. 심사에 사용되는 체크 항목은 무려 225개나 되는데 ‘객실에 민박집 근처에 병원 전화번호가 적혀있는지’, ‘객실에 비치된 드라이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등의 세부적인 것까지 포함돼 있다. 독일농업협회 본사 농촌체험담당자인 딜길라 씨는 “고객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 시설이 안전하고 청결한지 등 크게 4가지, 총 225개의 항목을 3년마다 점검하고 있다”며 “이 테스트는 객실별로 진행돼 한 농가 안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은 객실은 높은 등급을 받는 등 세부적인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철저한 회원 관리는 인증마크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농가 고소득 창출, 관광산업에도 일익”
  

독일 농촌체험관광의 주 고객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이다. 도심에서의 소음,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조용한 시골에서 자연을 느끼고 싶은 도시민들이 농촌체험관광을 선호한다. 여기에 아이들의 교육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점이 농촌체험관광의 매력인 것.

딜기라 씨는 “우유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의 교육을 위해 농촌체험관광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BarfuBar이라는 맨발로 자연을 느끼는 체험 등 특색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호엔호(Hdehenhof)는 1994년 농가민박 시설을 갖추고 2000년도 들어서 관광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호엔호프 역시 농업협회에 소속돼 협회 인증마크를 부여받았다. 농가에 마련된 다양한 객실별로 등급이 다소 차이는 나지만 맨발체험, 갈대체험 등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대게 별 4개 등급을 부여받았다.

휴가철인 7~8월에는 매주 50여명이 방문하며 연중 2천여명의 손님이 호엔호프를 다녀간다. 대부분이 10년 된 단골 고객들이라 인터넷을 통한 광고 외에는 주로 단골의 입소문으로 홍보가 이뤄진다고. 부모님과 함께 농가를 경영하고 있는 가이스 프리드리카는 농촌체험관광이 농촌의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많은 휴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한창 휴가철에는 유명 관광지나 유적지가 포화상태잖아요. 농촌에서 이러한 관광객을 유치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체험농가를 시작하게 됐죠. 농사만 지어서는 4만유로를 벌 수 없어요.”

가이스 프리드리카는 유명관광지에대한 농촌체험관광의 경쟁력으로 독일농업협회를 중심으로 하는 체계적 구조를 꼽았다. “프로그램 구조와 질이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어서 지속적으로 관리가 되고 있어요. 서비스의 다양화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그렇죠.”

지발위공동기사

미니인터뷰-농장주 가이스 프리드리카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로 단골손님 확보”

“저희 농장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제공된다는 거예요. 어른들은 조용한 농촌에서 긴장을 풀며 휴식을 취하고, 아이들은 평소 도심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재미와 교육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죠.”가이스 프리드리카는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로 10년 이상된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저녁 그릴파티, 아이들의 게임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역시 농촌인구가 줄고 농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이스 프리드리카는 이러한 점에서 농촌체험관광은 농촌과 도시의 균형발전, 농촌의 경제 활성화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평했다. 
“독일에서 농업만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에요. 게다가 수많은 유명관광지와 휴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휴가철에는 포화상태가 되잖아요. 이런 것들을 고려할 때 농촌체험 관광은 관광산업에서도 일익을 담당하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죠.”

 

미니인터뷰-미샤엘 씨 가족

“아들에게 말 타는 법 가르쳐 주고 싶어”

쾰른 인근 프뤠센에서 지하철 기관사로 일하는 미샤엘(49) 씨는 아내, 아들과 함께 호엔호프를 찾았다.
미샤엘 씨 가족은 넓은 잔디밭에 마련된 맨발체험장에서 기구를 체험하고 있었다. 미샤엘 씨는 유명 관광지가 아닌 농촌으로 휴가를 온 이유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아들의 교육 효과를 꼽았다. “농촌에는 고층건물도 없고 온통 자연을 느낄 수 있잖아요. 또 아름다운 자연 환경도 좋지만 아들에게 말 타는 것을 가르쳐 줄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을 해 볼 수 있어서 호프를 선택했어요.” 아들 요나스(13)는 “잔디밭에서 공도 차고 말도 타 볼 수 있어서 재밌고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