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은혜 이제야 갚습니다”
“12년 전 은혜 이제야 갚습니다”
  • 이성훈
  • 승인 2009.12.31 09:53
  • 호수 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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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옥 전 여성자원봉사회장

“늘 백운장학금을 기탁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제야 약속을 지켰습니다.”
30일 광양시에 백운장학금 200만원을 기탁한 남정옥 전 여성자원봉사회장은 “좀 더 많은 금액을 기탁하지 못해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다”고 쑥스러워했다. 남 전 회장의 이번 장학금 기탁은 12년 전 자신의 딸이 백운장학금의 혜택을 받은 것을 다시 지역에 환원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난 97년 남 전 회장의 딸이 대학에 재학중이던 당시 백운장학금을 200만원 받았었다. 당시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남 전 회장에게 장학금 200만원이라는 액수는 ‘가뭄속의 단비’였다. 특히 백운장학금이 시민들의 정성어린 성금이라는 점에서 남 전 회장에게는 더욱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는 “딸이 장학금을 받고 나자 반드시 이 은혜를 갚겠다고 마음먹었다”면서 “이후 백운장학금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남 전 회장의 딸은 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공부해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다.

12년 만에 약속을 지키게 됐다는 남 전 회장은 “당시 받은 금액에 좀 더 보태 더 많이 기부해야 하는데 형편상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조그마한 정성이지만 우리 지역 인재들을 위해 소중히 사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백운장학회가 91년 설립 이후 수많은 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제 이들이 받는 것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에서도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의 관리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운영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학금 전달식이 끝난 후 남 전 회장에게 기탁 사연을 들은 이성웅 시장은 “남 전 회장이 기탁한 소중한 장학금으로 올해 90억원을 달성했다”면서 “장학금 기탁 사연을 들으니 더욱더 의미가 깊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 전 회장은 최근 결혼한 아들과 딸이 각각 손자·손녀를 낳아서 경사가 겹쳤다. 그는 “광양시 15만 인구 달성에 우리 가족이 도움을 준 것 같아”며 “손주들이 잘 자라 우리 지역을 위해 큰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남 전 회장은 광양시노인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것을 비롯, 현수막을 재활용해 앞치마를 만들어 나눠주는 등 지역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힘이 있는 한 항상 주위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